對中 무역적자는 3배로 늘어
건설위축에 침체 장기화 우려

값싼 중국산 철강이 글로벌 시장으로 쏟아지는 등 수출 환경이 악화하면서 우리나라 철강 수출이 최근 2년간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과의 철강 무역 적자가 3배가량 늘어난 가운데, 중국 내 부동산 경기 하락 영향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산 철강 제품의 공세가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5대 수출 품목 중 철강제품 수출액은 2022년 하반기부터 하강 곡선을 그리며 같은 해 9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21.2%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이후 올해 6월까지 22개월 동안 철강제품 수출액이 플러스를 기록한 달은 지난해 6월(3.1%)과 9월(7.3%), 올해 1월(2.0%) 등 세 차례뿐이었다. 이 기간 철강제품 수출은 10∼20% 안팎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무역수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철강 수출 침체는 중국과의 교역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으로의 철강 수출액은 지난 2021년 3월부터 12월까지 4억 달러를 넘었지만, 2022년 들어 3억 달러(약 5523억 원), 올해 2억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중국산 철강 수입액은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늘면서 올해 4월과 5월에는 각각 10억1500만 달러, 10억3800만 달러를 기록해 두 달 연속 10억 달러를 넘겼다. 철강 분야의 대중 무역 적자도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 철강 수출이 마이너스 터널에 진입한 2022년 9월 2억6800만 달러에서 지난 5월 7억5100만 달러로 3배 가까이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철강 수출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내수 부진 여파로 과잉 생산된 철강 물량이 수출 시장에 쏟아지는 현상이 이어지는 와중에 우리나라 내수 시장 회복세도 더디고, 건설 경기 위축으로 미국, 유럽연합(EU) 등 각국이 내수 시장 방어를 위한 장벽을 높이는 등 수출 환경이 크게 나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