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RN 돌풍 이어질까 2일 프랑스 남서부 리보른에서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의 선거운동원이 후보들의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 RN은 지난달 30일 총선 1차 투표에서 33%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 결선 투표는 오는 7일 열린다. AFP 연합뉴스

■ 양자대결 404곳 ‘反극우연대’

1차투표 3위후보 등 220명 사퇴
결선 양자대결 190곳서 대폭 늘어

“정치적 차이 넘어 민주주의 수호”
실제 투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오는 7일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에서 극우정당이 압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범여권 중도연합과 좌파연합이 대거 후보 단일화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결선 투표에서 당선자가 결정될 501개 지역구 중 극우 국민연합(RN)과 다른 당의 양자대결이 이뤄지는 지역구가 404곳으로 늘어났다. 결선 투표를 닷새 남겨두고 선거판이 재편되면서 RN이 1차 투표의 승리 흐름을 이어가 예상대로 과반 의석수 차지에 성공할지, 다른 정당들의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단일화 전략에 다시 한 번 발목이 잡힐지 주목된다.

2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총선 결선 투표 후보자 등록 마감 시한인 이날 후보자 1318명 중 220명이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131명은 좌파 연합체인 신민중전선(NFP), 83명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당을 중심으로 한 여권 연합 앙상블 후보자들이다. 우파 공화당에서 2명, 극우 RN에서 3명, 기타 정당에서 1명이 사퇴했다. NFP와 앙상블에서 사퇴한 후보들은 상당수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해 2차 투표에 진출한 이들이다. 다자 대결 시 반극우 진영의 표가 분산돼 RN에 유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NFP와 앙상블 등에서 대규모 단일화가 이뤄진 것이다. 후보 단일화로 다자 대결이 이뤄질 예정이던 지역구는 311곳에서 96곳으로 줄었다. 반면 양자 대결 지역구는 190곳에서 404곳으로 대폭 늘었다. 앞서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는 577개 지역구 중 76개 지역구에서만 당선이 확정됐다. 1차 투표에서 당선되려면 지역구 등록 유권자의 25% 이상, 당일 총투표수의 50% 이상을 얻어야 한다. 당선된 의원 소속 정당을 보면 RN 39명, NFP 32명, 앙상블 2명, 공화당 1명, 기타 우파 2명이다.

이날 발레리 하예르 르네상스당 의원은 X를 통해 “정치적 민감성과 차이를 넘어 우리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RN과 그 동맹국들이 권력을 장악하는 것을 막는 것이 우선”이라며 반극우 단일화를 환영했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공화당) 정권에서 일한 자크 투봉 전 문화장관도 “모든 정당이 RN의 집권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해야 한다”며 “가능한 한 빨리 포괄적 공화 전선을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N은 단일화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이러한 합의가 지금까지 서로의 목을 조르고 있던 정당들 사이의 ‘불명예스러운 동맹’의 결과”라고 비난했다. 바르델라 RN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RN이 과반을 차지할 시 유력한 차기 총리로 꼽히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극우 단일화가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자신이 지지하던 후보가 갑자기 사퇴한 경우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거나 가더라도 기권표를 던지는 유권자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