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정신나간” 발언 파장
대정부질문 이틀째 파행 조짐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신 나간 국민의힘’ 발언과 채 상병 특별검사법 본회의 상정 등으로 인해 3일 대정부 질문도 파행 기로에 섰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며 국회 본회의 보이콧을 시사했고, 민주당은 무조건 이날 본회의에 채 상병 특검법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 본회의 대정부질문 참석 여부는 본회의 전까지 김 의원의 사과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날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한미일 동맹’을 언급한 국민의힘 논평을 두고 “정신 나간”이라고 발언한 김 의원의 사과가 선행돼야 이날 오후 본회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날 본회의 파행 여파로 이날 오전 예정된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은 이 같은 사과 요구에 응할 수 없다며 책임을 국민의힘으로 돌렸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사과는 억지를 부리며 파행시킨 국민의힘이 해야 한다”며 “오늘 즉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천부당만부당한 논평도 바로 수정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김 의원을 제명시키겠다고 하는데 ‘국민의힘은 쥐약 먹은 놈들’이라고 말한 윤석열 대통령도 제명하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예정된 본회의에 채 상병 특검법을 상정해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오늘 채 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로 인해 대정부질문을 진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감수하고, 본회의를 개의하면 곧바로 의사일정 변경을 요청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사과할 경우 본회의에 들어가되 채 상병 특검법 상정에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원내지도부 내에선 민주당의 사과가 없어도 특검법 방어를 위해 본회의에 들어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특검법 상정을 강행한다면 강하게 항의하고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민주당이 요구하는 채 상병 특검법 본회의 상정을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방송 4법 상정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