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달 9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금촌동 한 도로에 대남 풍선이 떨어져 지나던 한 시민이 풍선이 바람에 이동하지 않도록 타고 있던 자전거로 고정하고 있다. 독자 이동열씨 제공／연합뉴스

국토부 민주당 정준호 의원 제출 자료
"항공 피해 눈덩이인데 정부 대책 전무"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로 인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가 회항 15대 포함 이륙대기 등 115대가 운항 차질을 빚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3일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1·2일 사이 북한 오물풍선 살포에 따라 정상적 항공 운행에 이뤄지지 않고 이륙 대기 18대, 복행(착륙 진입 중인 항공기가 관제탑으로부터의 지시 등의 이유로 착륙을 단념하고 재차 상승해 착륙을 다시 하는 조작) 8대, 회항 5대, 체공(항공기가 착륙하지 못하고 하늘에 머무는 것) 33대 등 항공기 총 64대가 비행 차질을 빚은 것으로 드러났다. 화물기 피해는 총 8대, 피해를 본 탑승객 수는 9031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회항의 경우 다른 공항에 착륙한 승객들을 육로로 인천공항까지 이동시켜야 해 승객들 불편은 물론 항공사 역시 유류비 낭비 등 상당한 비용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6월 24일 오물풍선 경우에는 이륙 대기 3대 총 645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으며, 6월 26일에는 이륙 대기 17대, 복행 2대, 체공 15대가 발생한 것 외에 회항이 무려 10대가 발생했다. 이날 하루만 항공기 회항으로 피해를 본 승객 수는 무려 1375명으로 나타났다.

언론에 보도됐던 4편의 청주공항 회항은 실제 총 5편으로 여객기 3편, 화물기 2편으로 밝혀졌다. 인천공항에 내리려다 청주공항까지 영문도 모르고 내린 승객들은 총 999명으로 모두 샌프란시스코, 밴쿠버, LA발 국제선 여객기를 이용했다. 정 의원 측은 "이는 남북 관계 상황으로 인해 국제선 운항이 위험에 처하고 회항까지 하는 등 ‘코리아리스크’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국토부는 오물 풍선 정보 획득 시, 착륙 중지, 우회 비행 등의 조치를 통해 항공기 안전을 확보하는 한편 오물풍선으로 인해 공역 혼잡 시 ‘이륙시간 조정’으로 운항 지연이나 항공 체공 등을 최소화하겠다고 대책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오물풍선이 날아오를 때마다 승객들은 불안에 떨고, 회항 등 직접적 피해를 보고 있음에도 근본적 대책이 아닌 응급조치만 내놓은 상황이다. 특히 북한이 공언한 대로 오물 풍선 부양이 잦아지고 바람의 방향이 인천공항으로 향한다면, 인천공항 기능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국토부 대책은 거의 무대책 수준이라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정준호 의원은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정작 정부는 국민에게 정확한 상황을 알리지도 않은 채 대북 전단살포를 방치하고, 군사적 긴장만 높이고 있다"며 "국토부의 대책은 항공 피해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으니 항공사와 이용자들이 감내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