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업체 폐업으로 이용자 14% ↓
1인 1719만원…평균금리 14.0%
연체율 12.6% 전년비 5.3%P↑

지난해 말 고금리의 대부업체를 이용한 사람들이 반년 만에 14.2%가 줄었다. 국내 대부업계 1위 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의 사업 철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는데, 조달금리 인상 등 영업 환경이 어려워진 대부업자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금융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 시장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대부업체 연체율은 12.0%대까지 상승했다.

금융감독원이 28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8597개 등록 대부업체의 대출잔액은 12조5146억 원, 이용자 수는 72만8000명을 기록했다. 잔액과 이용자 수는 지난해 6월 말과 비교해 각각 2조775억 원(14.2%), 12만 명(14.2%) 줄어든 수치다. 2021년 말 14조6000억 원에 달했던 대부업 대출잔액은 2022년 15조9000억 원으로 상승한 뒤, 2023년 이후 본격 축소되기 시작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아프로파이낸셜대부 폐업이 이용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에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대부 사업에서 철수했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대출잔액은 약 2조 원, 이용자 수는 8만9000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금리가 낮아진 이후 대부업체들이 사실상 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중단한 여파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대형 대부업자의 연체율(원리금 연체 30일 이상)은 12.6%로, 지난해 6월 말(10.9%)보다 1.7%포인트 올랐다. 전년(7.3%) 대비로는 5.3%포인트 증가했다. 이용자 1인당 대출액은 1719만 원으로 지난해 6월 말과 비슷했다. 대부업 평균 대출 금리는 14.0%로, 같은 기간 0.4%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법정 최고금리가 20.0%로 인하된 이후 대형 대부업자의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금감원은 불법 사금융 피해를 막기 위해 정책서민금융상품에 대한 안내·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월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 전 전체 대부업자 대상 간담회를 열어 사전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체의 불법행위에 대해 집중 점검하고 위규 사항은 엄중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