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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이풍연(40)·김나리(여·36) 부부

저(나리)는 한 기업의 홍보용 SNS 관리직 신입사원 면접장에 들어서던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때 저를 맞아줬던 베테랑 차장님이 지금의 남편이거든요. 사실 면접날부터 남편 모습에 첫눈에 반해 버렸습니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이 사람과 결혼할 것 같다’는 막연한 확신이 들더라고요. 나중에 들어 보니 남편 역시 저를 처음 보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고 합니다. 외모뿐 아니라 입사를 위해 여러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업무에 도움이 될 만한 전문 서적을 읽는 등 성실한 제 모습에 빠졌다고 해요. 그래서 틈날 때마다 나름 추파라고 제게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닮았다”고 말을 건넸는데, 제가 알아차리지 못해 답답했다고 합니다.

결국, 터져 나오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한 제가 술자리에서 술의 힘을 빌려 고백했어요. 제가 고백하기 전까지 사내 연애가 괜찮을지 계속 고민했었지만, 남편은 바로 오케이했어요. 나이가 적지 않았던 저희는 결혼을 전제로 만나 지난해 11월 부부가 됐습니다.

우리 두 사람이 공유하는 취미는 ‘맛집 투어’입니다. 휴일엔 일부러 멀리까지 맛집을 찾아다니고, 여러 음식 체험단을 신청해 다양한 음식을 탐구하기도 해요. TV 프로그램 중에서도 먹방 프로그램인 ‘THE 맛있는 녀석들’을 즐겨 봅니다. 쉬는 날에 볼 게 없으면 예전 방송을 틀어놓고 TV에 나온 맛집을 찾아가 보기도 하고요. 신혼여행 때는 커피를 대접으로 마시거나 빵을 한 상자나 먹은 적도 있었어요.

단지 먹는 것을 좋아하는 걸 넘어 요리 또한 즐깁니다. 매일 저녁은 제가, 주말 식사는 남편이 번갈아 가면서 담당해요. 시댁에서는 밭에서 시금치, 대파, 쪽파 등 각종 채소를 매번 따서 주시는데 전 매번 고맙게 받아요. 시댁에서는 요즘 며느리들과 달리 시댁의 이런 챙김을 귀찮아하지 않는다며 기특해하셨습니다. 특별함보다는 퇴근길 서로를 맞이해 주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쭉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