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부에노스아이레스 생태공원의 풍경. 가디언·AFP통신 캡처

동물원 관람 문화의 퇴조 속에 문을 닫았던 아르헨티나의 한 동물원이 동물 보호 및 생태환경 연구 중심지로 성공적인 ‘업종 변환’에 성공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19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생태공원은 과거 세계 각지의 동물을 구경하던 것과 달리 이제 현지의 토착 설치류인 마라들만 보이는 수준이다. 1800년대 후반 개장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던 이 동물원은 지난 2016년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우리에서 동물을 전시하는 데 대한 강력한 반대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지난 7년 간 이곳에 있던 1000여 마리의 동물이 전 세계 보호구역으로 옮겨졌다. 현재는 나이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늙은 코끼리 두 마리와 하마 두 마리, 기린 한 쌍, 낙타 정도만이 동물원에 남아 있다.

이후 이 동물원은 생태공원으로 전혀 다른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생태공원은 아르헨티나 전역에서 온 부상당한 동물원을 돌보고 있으며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지 못한 지방 시설들을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 멸종 위기에 처한 적록 마코 앵무새를 복원하기 위해 환경보호단체 리와일딩 아르헨티나와 함께 12개의 보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안데스콘도르 240마리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데 바이오안디나 재단과 협력했으며 맥과 멸종 위기에 처한 자이언트거북 보호에도 뛰어들고 있다. 생태공원의 활동 중 또 하나의 업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한 발체타 개구리 2330마리를 번식시켜 야생에 풀어놓은 것이다. 발체다개구리는 송어와 같은 외래 어류의 유입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또한 브라질 국경과 가까운 제한된 서식지에서 사는 멸종위기종 아피페 물달팽이 복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 공원은 여전히 방문객에게 개방되어 있지만, 하루에 2000명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보호 및 구조 센터로 운영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야생동물 담당 코디네이터인 돌로레스 메디나는 "처음에는 우리가 무엇을 하려는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공원은 외래종 전시가 아닌 토종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이해한 대중과 과학계의 신뢰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동물원의 변화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생태공원 뿐이 아니다. 멘도사와 코르도바의 동물원도 생태공원이 되었고, 콜롬비아 메데인의 동물원은 보호 공원으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엘살바도르의 국립 동물원은 나방을 퇴치했다.

오랫동안 동물원 반대 운동을 벌여온 야생동물 보호단체 ‘본프리’의 포획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 루이스는 "남미 동물원의 방문객 수가 유럽과 북미의 동물원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에코파크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스는 "아르헨티나의 폭염으로 북극곰이 죽고 엘살바도르에서 하마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등 일부 시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그는 말합니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