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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안재수(28)·어한슬(여·28) 부부

초등학교 3학년 때 전학을 간 저(재수)는 그곳에서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쁜 한 여자아이를 발견했어요. 바로 지금의 아내였죠. 보통 어릴 적에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붙어 다니면 주변에서 놀려대기 일쑤인데, 저는 그런 걸 신경 쓰지 않고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현했어요. 책상에 아내 사진을 붙여두기도 했으니까요. 비록 중·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학교는 달라졌지만, 같은 성당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주말이면 자연스럽게 만나 함께 지냈습니다.

저는 줄곧 아내에게 ‘좋아한다’는 티를 냈고 아내도 호감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고등학교 2학년 성당 단체 행사로 간 놀이공원에서 사귀자고 하려고 했는데…. 아내가 먼저 “부모님이 교제를 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오히려 저는 그 말에서 아내 역시 저를 좋아한다고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결국 고백해 연인이 됐습니다.

초등학교 친구로 만나 11년의 연애를 거쳐 부부가 되기까지 저희는 큰 다툼 한 번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 만나 서로를 잘 아는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우리 둘 다 상대방을 배려하려는 마음이 강했다는 게 큰 이유 같아요.

프러포즈는 집에서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마침 아내가 회식이 잡힌 거예요. 평소에 언제 귀가하냐고 닦달하지 않는데 그날만큼은 초조하더라고요. 늦은 시간이었지만 결국 성공적으로 프러포즈할 수 있었고, 2023년 12월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아내가 웃는 일이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어요. 지난봄에 아내에게 예쁜 벚꽃을 조용하게 보여주려고, 일부러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는 벚꽃 명소를 물색했어요. 그리고 평소에 아내가 좋아하는 유부초밥 등 도시락도 준비했죠. 아내가 기뻐해 줘 마냥 행복했습니다. 11년간 배려하며 만나왔던 만큼, 앞으로도 서로 아껴주며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