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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만여건… 전년비 16%↑
고물가·고금리에 체납 ‘눈덩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대학졸업자가 취업 후 학자금을 체납한 건수가 8만 건을 돌파하고, 체납액은 9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23일 나타났다. 체납 건수와 액수 모두 전년보다 16%가량 증가했는데 이는 사회 초년생들이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 문턱을 뛰어넘었어도 고물가·고금리 탓에 학자금을 조속히 갚지 못하는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은행이 11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하면서 학자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청년들의 근심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이날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후 상환 학자금’의 총 체납 건수는 8만616건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6만9655건)보다 15.7% 증가한 수치다. 체납 건수는 관련 통계가 공개된 지난 2014년(1만248건)부터 2015년(1만5034건), 2016년(1만7784건), 2017년(2만1365건), 2018년(2만7867건), 2019년(4만5171건), 2020년(5만4384건), 2021년(6만92건) 등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 여파로 연간 체납액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체납액은 총 930억5100만 원으로, 전년(798억1200만 원)보다 16.5% 증가했다. 체납액은 2014년(102억4800만 원)을 시작으로 2015년(110억6300만 원), 2016년(154억6700만 원), 2017년(227억200만 원), 2018년(308억900만 원), 2019년(490억7500만 원), 2020년(583억6700만 원), 2021년(675억2300만 원)까지 매년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학자금 체납규모(건수·액수) 증가는 청년들 삶이 나날이 피폐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청년들은 취업 후 일정 소득(올해 기준, 2679만 원)이 생겨야 상환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따르면, 상환의무가 있는 청년들이 체납한 학자금 규모도 지난해 말 기준 661억 원으로 집계되며 전년(552억 원)보다 19.7%나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상환 대상 학자금(4037억 원) 대비 체납액의 비중인 체납률(16.4%)은 2012년(17.8%)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출 상품 중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학자금(1.7%)의 상환을 미루려는 청년들의 숫자는 한동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