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 수사
‘VIP 격노설’ 여부 조사 주목

오동운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2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출석했다. 이날 오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도 공수처에 출석할 예정으로 이른바 ‘VIP(윤석열 대통령) 격노설’ 관련 대질 조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 사령관은 이날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공수처에 출석했다. 지난 4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데 이은 2차 조사다. 김 사령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에서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한 게 맞나”, “이 전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가 외압이라고 생각했나”, “박 전 수사단장의 ‘대통령 격노’ 주장은 거짓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공수처 수사4부(부장 이대환)는 박 전 단장에게도 이날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요청했다. 공수처는 해병대 조사 기록 경찰 이첩을 앞두고 대통령실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두 사람의 대질조사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7월 31일∼8월 2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해병대 조사 기록의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받고, 박 전 단장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단장은 “김 사령관으로부터 ‘VIP가 수사 보고를 받고 격노했다’는 취지의 이 전 장관의 말을 전해 들었다”고 주장하며 외압의 배경으로 윤 대통령을 지목한 바 있다. 반면 김 사령관은 군 검찰 조사에서 박 전 단장의 주장을 부인했다. 김 사령관은 군 검찰 조사 당시 “VIP란 단어 언급 자체를 한 사실도 없고, VIP가 격노해 장관과 통화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조사 결과 이첩을 앞두고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에는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가 공수처에서 2차 조사를 받았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