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메시지서 지상전 강행 의사
이軍 “라파 공격할 탄약 확보”

美인터뷰선 “바이든과 견해차
좁힐 수 있어” 균열 우려 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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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사진) 이스라엘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무기 지원 중단 경고에도 “손톱만 가지고도 싸울 것”이라며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지상군 투입 의지를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바이든 대통령과 그동안 견해차를 잘 극복해 왔다며 양국 간 갈등 해소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네타냐후 총리는 9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미 말했듯 만약 해야 한다면 우리는 손톱만 가지고도 싸울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에게는 손톱 이외에 많은 것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홀로 서야 한다면 홀로 설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국 TV쇼 ‘닥터 필 쇼’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무기 중단 경고에 대해 “우리는 종종 견해차가 있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이를 극복해 왔으며, 이번에도 이견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은 해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라파에서 하마스를 소탕해야 한다”고 라파 지상군 투입 강행 의사를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이스라엘 내 강경파의 지지를 유지하는 동시에 최대 동맹국 미국과의 균열을 우려하는 이들도 달래려는 이중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군은 미국의 공격 무기 지원 없이도 작전을 펼칠 준비가 됐음을 강조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우리는 라파 공격을 포함해 계획된 작전을 모두 수행할 만큼의 탄약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도 이날 전몰장병 추념일 행사에서 “하마스를 때리고 헤즈볼라를 붕괴시키며 안보를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되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무산되면서 지상군 투입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집트 관영 알카헤라 뉴스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협상단이 이날 협상장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 우려에 15만 명의 주민이 라파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만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라파를 박살 내서는 그 목적(하마스 영구 격퇴)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지상전 대신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