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 패널 활동 종료
러시아가 임기 연장에 ‘거부권’

북한, 최근 날마다 미국 비난 담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해 온 유엔 전문가 패널 활동이 30일(현지시간) 끝난다. 북한 선박의 석유류 불법 환적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제차·명품시계 소비 등을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단이 사라지면서 대북제재가 흔들릴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서 한·미·일 3국이 새로운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매년 3월 결의안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전문가 패널 임기를 1년씩 연장해왔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지난달 28일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을 위한 표결에서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임기를 연장하지 못했다. 2009년 출범한 전문가 패널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등이 파견한 전문가 8명으로 구성돼 대북제재 위반 의혹 사례를 조사하고 1년에 두 번 심층 보고서를 내 왔다. 전문가 패널이 활동을 하지 못하면 안보리는 유엔 회원국을 상대로 대북제재 위반 상황을 알리기 어려워진다. 이에 한·미·일 주도로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할 신규 전문가 패널 구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새 전문가 패널을 유엔 외부에 설치해 러시아나 중국 등의 견제를 받지 않고 활동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지난 14~20일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가 직접 한·일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한편 북한은 이달 하순 들어 하루에 하나꼴로 비난성 담화를 내며 미국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북한이 공개한 당국자 담화는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7건에 달한다. 모두 미국을 직접 겨냥하는 내용으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비롯해 대북제재·한미연합훈련·국무부 인권보고서 등이 비난 대상이 됐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활동 종료에 따라 새로운 감시 방식이 본격 논의되며 군사적·경제적으로 고립 상황을 탈피하기 어려워진 초조감이 대외 입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유진·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