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원화대출 2월연체율 0.51%
중소법인 상승폭 0.14%P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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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은행 연체율이 0.5%를 넘어서면서 4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은행권은 금융당국이 증가세를 억제하는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는데, 관련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어 ‘부실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51%로, 전월 말(0.45%)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9년 5월 0.5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은 2조9000억 원,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1조3000억 원으로 전월(각각 2조9000억 원, 1조3000억 원)과 유사했다.

부문별로 보면 지난 2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59%로, 전월 말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대기업대출 연체율(0.18%)보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7%)이 악화됐다. 중소기업 중에서 중소법인 연체율(0.76%)이 전월 말 대비 0.14%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0.24%포인트 올라 기업대출 중 연체율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0.38%)보다 0.04%포인트 오른 0.42%였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7%로 전월 말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고,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은 0.84%로 전월 말 대비 0.10%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기업대출 연체율이 가계대출 연체율을 넘어선 것은 은행들이 금융당국에서 고강도로 관리하는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을 크게 늘리며 실적 돌파구를 찾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25조 원 늘었고, 가계대출은 3조60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금리 기조 및 대내외 시장 침체 속에 연체율 역시 함께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기업대출에 대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