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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연체율 0.31%P 올라
대출로 버티다 이자 부담 누적

올해 들어 중소기업 파산 신청이 지난해보다 약 35% 증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와 비교해도 약 2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면서 누적된 고금리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폐업하는 중소기업이 앞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1∼3월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4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6건)보다 34.6% 늘었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2021년(204건), 2022년(216건)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 된 셈이다. 파산을 신청하는 법인은 대다수가 중소기업이다. 코로나19 기간에 대출로 버텼던 중소기업들이 더는 이자를 버티지 못하면서 파산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2.97%였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2022년 4.44%에서 지난해 5.34%까지 치솟아 2012년(5.66%)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출이자가 갈수록 오르면서 중소기업의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0%로 2022년(0.29%) 대비 0.31%포인트 증가했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짐에 따라 중소기업의 고금리 이자 부담은 더욱 누적돼 폐업이 속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창용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정책컨설팅센터장은 “미국 기준금리가 예상과 달리 올해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금리 지속과 악화한 경영환경이 엮여서 파산하는 중소기업이 앞으로 더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가 최근 중소기업의 자금 상황, 금융리스크 등 금융 분야 애로사항을 점검·논의하는 협의체를 가동했지만, 업계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정부는 논의만 계속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대출이자보전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