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본 여야 국회의원들이 23일 춘계 예대제를 맞아 야스쿠니 신사에 집단 참배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교도 연합뉴스

한·중 정부는 기시다에 항의

일본 여야 의원 약 90명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23일 집단 참배했다.

지지(時事)통신에 따르면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 셋째 날인 이날 오전 집단 참배했다. 이날 참배한 의원들은 집권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소속 국회의원들이다. 자민당에서는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총무회장과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간사장 대행 등이 참배했다. 해당 모임의 아이사와 이치로(逢沢一郞) 부회장은 참배 후 기자들을 만나 “대다수의 일본 국민이 전후에 태어난 새로운 시대가 됐다”며 “전쟁의 비참함, 평화의 소중함을 가슴에 새기고 다음 세대로 이어나가겠다는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참배했다”고 말했다. 해당 모임 의원들의 집단 참배는 지난해 10월 추계 예대제에 참배한 후 약 6개월 만이자,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들은 매년 춘계(4월) 및 추계(10월) 예대제와 태평양전쟁 종전일(8월 15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해오고 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춘계 예대제 첫날인 지난 21일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021년 총리 취임 이후 그동안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봉납해 오고 있다. 같은 날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경제재생담당상은 직접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참배했다. 한국과 중국 정부는 기시다 총리의 공물 봉납에 대해 항의했다.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는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000여 명의 위패가 안치된 곳이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