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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찬회동 유력

총리인선 야당 협조 구할 듯
단독대화 성사 여부도 주목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5일 ‘윤·이 회동’을 개최할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에서 만남의 형식, 구체적인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역대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동은 대체로 정치 현안을 두고 경색된 여야 관계의 혈을 뚫기 위해 마련된 경우가 많았지만 성과는 천차만별이었다.

22일 오후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천준호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이 서울 모처에서 만나 의제 등 조율에 나선다. 관건은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 등 민생 해결의 구체적 방안에서 뚜렷한 이견이다. 민주당은 이를 위한 총 13조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정부에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4·10 국회의원 총선거에 대한 첫 입장을 냈던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며 “이것은 우리 미래에 비추어보면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3대(노동·교육·연금) 및 의료 개혁 관련 사항을 이 대표에게 설명하면서 국회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세 폐지와 법인세 완화 등도 이 대표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차기 국무총리 및 내각 개편 등 인선도 야당 동의가 핵심이기 때문에 의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항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의제 선점에 나섰다. 그는 “국민을 위한 변화를 두려워해서도 주저해서도 안 된다”며 “국민께서는 ‘살기 어렵다. 민생을 살리라’고 준엄하게 명령하셨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치가 먹고사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대통령실과 정부, 국회가 함께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도 회동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에서 “(야권이) 21대 국회 처리를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법은 하늘도, 땅도, 국민도 다 아는 사안”이라며 “영수회담에서 눈 감은 채 지나칠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대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동은 대체로 정치 현안을 두고 경색된 여야 관계의 혈을 뚫기 위해 마련된 경우가 많았지만 성과는 천차만별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8차례나 야당 대표와 일대일 회담을 했다. 노태우·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은 2차례, 전두환·문재인 전 대통령은 1차례 진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일대일 회담이 아닌 여야 대표를 함께 만나는 3자 회담과 5자 회담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의약 분업 파동이 벌어지자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와 일대일 회담을 열었다. 한나라당은 의약 분업 전면 실시를 6개월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약사의 임의조제·대체조제 금지’를 포함한 내용의 약사법 개정에 합의했고 예정대로 의약 분업이 이뤄졌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2005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에게 협치 차원에서 ‘대연정’을 제안했지만, “앞으로는 그런 말을 꺼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거절당했다.

서종민·나윤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