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질구출·승리 유일 해법” 역설

이軍 참모총장, 전투 계획 승인
라파 지상군 투입 작전 구체화

이란 대통령, 파키스탄 공식방문
‘이 추가충돌’ 대비 관계 정상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인질 구출을 위해 며칠 내로 하마스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라파 지역에 대한 지상군 투입 의지를 재차 밝힌 것으로, 이르면 이달 안에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21일 발표한 유월절(유대민족의 출애굽을 기념하는 명절, 4월 22∼30일) 연설을 통해 “불행히도 하마스는 모든 인질 석방 제안을 거절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하마스를 고통스럽게 타격할 것이고 곧 그렇게 될 것”이라며 “며칠 안에 우리는 하마스를 군사적, 정치적으로 압박할 것이다. 그것만이 인질 구출과 승리 쟁취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남부사령부의 전투 계획을 승인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지난 8일 네타냐후 총리가 라파 진입 작전 날짜를 정했다고 밝힌 데 이어 군사 작전 준비가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전쟁 종료를 위해서는 하마스 지도부와 잔당이 은신해 있는 라파 진입 작전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약 140만 명의 피란민이 몰린 라파에서 시가전이 벌어질 경우 막대한 인명피해가 예상된다며 만류해왔다. 하지만 지난 13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네타냐후 총리가 기사회생하면서 라파 공격 계획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백악관은 지난 18일 이스라엘과 라파에서 하마스 패퇴를 보기 위한 공동의 목표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공습을 주고받은 이란은 접경국 파키스탄과 관계 정상화에 나섰다. 파키스탄 일간 돈 등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22일 파키스탄을 공식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외교부도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2월 파키스탄 새 정부 출범 이후 파키스탄을 방문하는 첫 외국 원수”라고 강조했다. 이번 라이시 대통령의 파키스탄 방문은 이란이 지난 19일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받은 지 사흘 만으로, 이스라엘과의 추가 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 등을 만나 대테러 공조와 무역 관련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란과 파키스탄은 지난 1월 테러단체 근거지 공격을 이유로 상대국 국경지대에 서로 공습을 가한 바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확전을 피하고는 있지만 중동 내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시리아 북동부의 미군 기지에 이날 이라크 북부 주마르에서 발사된 로켓포 최소 5발이 떨어졌다고 이라크 안보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요르단강 서안의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의 누르 샴스 난민촌 공격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에 항의해 총파업에 들어갔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