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완공계획 대부분 차질
서남·동남권 부지 수년째 ‘빈땅’
동대문구, 초화원 조성해 주목

15일 찾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위례신도시. 아파트 단지가 가득한 신도시 한가운데 자리한 금싸라기 땅에 수십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이곳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동남권 시립도서관이 들어설 부지이지만 수년간 빈 땅으로 방치되다가 최근엔 수목 이식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강서구 내발산동 일대 서남권 시립도서관 건립 부지도 수년째 빈 땅으로 방치되는 중이다.

서울 한복판 수년간 빈 땅으로 방치된 시립도서관 건립 부지를 더 이상 놀리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시 안팎에서 최근 높아지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6개의 권역별 시립도서관을 만들겠다는 시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19년 시는 현재 하나뿐인 시립도서관(서울도서관)을 기존 서울도서관을 포함해 총 7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나 대부분 착공에 들어가지 않았거나 심지어 사업 추진의 첫 단계인 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은 곳도 있다. 동남권 시립도서관의 경우 올해 들어 타당성 조사가 이뤄졌는데 현재는 착공 시점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가재울뉴타운 내 조성할 서북권 시립도서관(서대문구) 착공도 오는 8월로 연기됐다. 예정 착공 시점은 지난해 6월이었다. 옛 금천경찰서 부지에 조성될 복합공공시설 내부에 생기는 서남권 시립도서관(관악구) 역시 설계 용역이 1년 연장됐다. 청량리역 인근 조성될 동대문구 시립도서관은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기본·실시 설계가 진행되는 중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시립도서관 완공 시점이 예상했던 것보다 계속 미뤄지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크다”며 “빈 땅으로 활용되지 않고 있는 건립 부지 활용과 관련한 주민 의견을 수렴해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이런 상황에서 시립도서관 건립 부지에 임시로 정원을 조성해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로 만든 동대문구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구는 지난해 부지에 야생화단지, 잔디광장 등이 있는 초화원을 조성했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