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이용 늘지만 내용 부실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이후 학교 내 안전사고 예방 교육은 강화됐다. 그러나 선박 안전 교육의 경우 다른 안전 교육에 밀리면서 학생들이 여객선을 이용해 수학여행을 간다 하더라도 ‘이론 교육’에 그치고 있어 제2의 세월호 참사 예방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교육부의 ‘학교 안전교육 7대 표준안’에 따르면 선박 안전 교육은 ‘교통안전 교육’의 하위 항목으로 이뤄지는데, 자전거·자동차 등 다른 항목들이 우선되면서 별도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대구 지역 한 초등학교 교사는 “등·하굣길 안전 교육이나 자동차 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이 중심”이라며 “특히 내륙 지방의 경우 해상 안전 교육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교사 A 씨는 “학교 수업과 연계해 진행하다 보니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 한 잘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선박 안전 교육은 물놀이 안전 교육 등과 함께 통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마저도 상당수는 방학 전 유인물로 대체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다양한 유형의 안전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지 교육부의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여객선을 통한 수학여행이 증가하고 있지만 학생과 교사들이 받는 안전 교육은 여전히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여객선 이용 수학여행 학생 수는 지난해 3∼5월 7803명으로 전년 대비 631% 증가했다. 교육부의 ‘현장체험학습 운영 매뉴얼’에 따르면 ‘수학여행 전 안전교육을 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실제 사고 발생 현장에서의 대응력을 키우는 체험형 교육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교사들 역시 3년 마다 15시간 이상 안전 관련 전문 교육을 받게 돼 있지만 대부분 ‘동영상 교육’에 그친다.

고등학교 교사 B 씨는 “대부분 이론을 배우는 것에 그친다”며 “단건의 수업으로 갑자기 발생하는 사고에 대처하라면 아무리 교사여도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