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환율 예의주시　 강달러에 중동사태 확전 위기까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일 장 초반 1384.0원까지 뛰어올랐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는 코스피 역시 급락하면서 2650선이 깨진 2640대 중반으로 표시돼 있다. 윤성호 기자

■ 민생 또 ‘3고’ 위기속으로

환율 6.6원 올라 개장가 연고점
1400원 돌파 땐 역대 네번째

서울 휘발유 값 하루 새 5.5원↑
유류세 25~37%인하 유지키로

한은 “시장안정 조치 적기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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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강(强)달러 쇼크에 중동전쟁 확전 위기가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 1400원 선이 위협을 받는 등 금융시장과 원자재 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미국 고금리 장기화에 고유가·고환율이 겹치면서 민생 경제가 또다시 ‘3고(高)’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6원 오른 1382.0원에 출발하며 개장가 기준 연고점을 새로 썼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종가 기준 연고점을 여덟 차례 새로 쓰며 달러당 75.40원이나 올랐다. 시장에서는 미국 고금리 장기화에 유가 충격이 겹치면서 환율 1400원대 돌파 시점이 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등 단 세 차례로, 1400원대 환율이 재현될 경우 외환시장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유가가 더 오르면 달러 강세와 원화 가치 추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1400원대까지 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외환·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가 있는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며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주말 사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와 함께 금 가격도 트로이온스당 24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 월가는 금 가격이 15일 거래 재개 시 2500달러 선을 넘어 새로운 고점을 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브렌트유가 배럴당 92달러 선을 돌파한 데 이어,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은 달러 강세 현상에 중동 긴장감까지 더해지면서 주저앉았다. 이날 코스피는 1.0% 이상 급락하며 2640선까지 밀렸고, 코스닥도 2.0% 가까이 하락하며 840선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정부와 한은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경제 파급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에 고환율이 겹치면서 국내 석유 도입단가 상승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미 중동 확전 우려는 국내 유가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5일 오전 9시 기준 서울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5.50원이나 급등했다. 유가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을 불러 소비자물가를 자극하면서 금리를 내리기도 어려워지게 한다. 정부는 현재 시행 중인 유류세 인하 조치와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연동보조금을 6월 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하는 등 유가 안정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유류세 인하율은 휘발유 25%, 경유와 LPG는 37%다.

김지현·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