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서
군사적 역할강화 의지 표명

방미 중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11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미국이 국제 사회 평화를 유지하는 부담을 혼자 짊어지지 않도록 일본이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전환점을 앞둔 일본이 군사적인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시다 총리는 34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미국이 수십 년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세상은 미국이 국가 간의 문제와 관련해 계속해서 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자유와 민주주의가 현재 위협받고 있다”며 “중국의 현재 대외 입장과 군사 행동은 일본의 평화와 안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크고 전례가 없는 전략적 도전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직접적인 위협이고 납북자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탄도미사일을 수출해 우크라이나 국민이 더 큰 고통을 받게 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의 리더십이 없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우크라이나가 희망이 사라지기 전까지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미국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에 미국인들이 국제사회에 관여하는 데 “회의감”을 가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질서를 거의 혼자서 지탱해온 미국의 외로움과 피로” “무거운 부담”을 언급하고서 “세계가 미국과 미국의 리더십을 바라보고 있지만 미국이 모든 것을 도움 없이 혼자 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인들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친구로서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미국과 함께하겠다”면서 “미국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가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 일본의 변치 않는 동맹과 지속되는 우정을 약속한다”며 “우리는 오늘 그리고 앞으로 수년간 미국의 글로벌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