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부산의 한 경찰관이 순찰 중 발견한 빈집에 ‘출입금지’ 경고문을 부착하고, 출입문을 폐쇄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826곳 점검해 398곳 정비·개선, 해양대 봉사동아리, 우정순찰대 도와
취약지 빈집 주민 쉼터로 조성, ‘셉테드’ 적용 디자인으로 꾸미기 활동도
빈집 무단 출입자 입건, 출입문 폐쇄 등 범죄 예방 위한 단호한 조처도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 경찰이 인구 유출로 늘어난 빈집을 점검하고 환경 개선을 추진해 눈길을 끈다.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빈집을 지역 쉼터로 바꾸고 주민 불안감을 낮추는 색상으로 꾸미는 등 활동이 다양하다.

부산경찰청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일까지 부산 전역의 공·폐가 1466곳 중 범죄 취약지 827곳을 순찰해 398곳을 지자체와 협업해 정비·개선했다고 5일 밝혔다. 영도경찰서와 사하경찰서는 각각 해양대 봉사동아리 ‘나원’, 집배원으로 이뤄진 우정순찰대와 지역 주택가의 빈집을 합동 순찰했다.

경찰은 순찰 과정에서 빈집을 발견하면 출입금지 경고문을 부착하고 셉테드(CPTED·범죄를 예방하는 도시 환경 설계 기법)에 기반해 주변 시설과 환경을 개선했다. 부산진경찰서에서는 부산진구청, 민간 디자인 업체와 협력해 지난달부터 당감동 동평로 주택가의 범죄에 취약한 빈집 3곳과 주변 공터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주민 쉼터를 조성 중이다. 강서경찰서 소속 대저파출소는 지역 통장들과 협의해 빈집 소유주가 스스로 자신의 집을 밝은 녹색으로 도색 하도록 조치했다.

빈집 내 범죄 발생을 막기 위해 경찰이 단호하게 대처한 경우도 있다. 동래경찰서 낙민파출소 지역 경찰관은 순찰 과정에서 빈집에 무단 거주하는 노숙인을 발견해 건조물 침입 혐의로 입건한 뒤 이 집의 출입문을 폐쇄했다. 사상경찰서 학장파출소에서는 시정 장치가 망가진 빈집에 수상한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들어 불안하다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해당 주택 소유주를 설득한 뒤 담당 구청과 집안의 폐기물을 정비하고 출입문을 폐쇄했다.

부사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민 불안을 야기하는 빈집을 계속 찾아내 환경개선 활동을 하겠다"면서 "시민의 체감안전도를 높이고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