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취업박람회에서 관람객이 중소기업 채용 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2월 중소기업 취업자 비중 89%
대기업 취업자 지난해 처음 300만명 넘어


국내 중소기업 취업자 수가 40개월째 전체 취업자 대비 90% 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사상 처음 3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는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단 분석이 나온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취업자 2804만3000명 가운데 종사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 취업자는 2495만9000명으로 전체의 89.0%에 그쳤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4년 1월 이후 줄곧 90% 선을 웃돌았으나, 2020년 10월(89.9%) 처음으로 90% 선 아래로 떨어진 이후 40개월째 90% 선을 밑돌고 있다. 중소기업 취업자 비중은 △2019년 90.4% △2020년 90.0% △2021년 89.6% △2022년 89.3% △2023년 89.1% 등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면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3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대기업 취업자는 전년보다 8만9000명 늘어난 308만7000명에 달했다. 대기업 취업자 비중도 △2020년 9.9% △2021년 10.3%, △2022년 10.7% △2023년 10.9% 등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중소기업은 코로나19 기간에 음식점·숙박업소 등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 부진을 겪었고, 이후 회복기에도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용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경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커지고, 구직자들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은 점점 고착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취업준비생 박 모(27) 씨는 "중소기업에서 단기 인턴으로 일해봤는데 급여나 복지 등 처우가 대기업에 비해 낮은데, 워라밸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취업 기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기업 입사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은 대표적인 경기 후행 지수인데 지난해 고금리·고물가로 인해 중소기업의 고용악화는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중소기업 채용 격차를 줄이기 위해 임금, 복지 등의 개선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용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 일자리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