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연옥, 생의 변주, 227×145.5㎝, 캔버스에 혼합재료, 2024.

바이오필리아. 확실히 우리는 천성적으로 생명에 애착을 갖는 존재다. 앙증맞은 새싹에 입 맞추고 싶다. 목청껏 노래하는 새들의 지저귐을 듣고서 어찌 무심할 수 있겠는가. 따스한 햇살과 속삭이듯 부는 바람에 표정이 환해지고 있다. 건네는 말조차도 곱고 공손하며, 걸음걸이 또한 춤추고 있으니 나비가 따로 없다.

영춘의 설렘으로 찾은 김연옥의 전시장. 환각과도 같은 황홀경의 화폭들이 맞이한다. 약동하는 생명의 에너지와 환희가 넘치는 무아지경의 세계로 들어선 것이다. 작가는 계절의 흐름과 시간의 변화 속에 유기적 생명체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변주를 경험하며 받은 인상과 영감을 화면 가득 담아내고 있다.

강렬한 생명의 리듬과 춤사위들이 바람처럼 일고 있다. 추상적 표현 너머로 원초적인 미지의 유기체, 생명 현상, 꽃잎이나 바람·구름 등의 자연적 이미지들이 나부낀다. 들이마셔야 할 때 흡입하고, 내쉬어야 할 때 뿜어내는 생명의 원리대로 필치도 율동한다. 세계를 음양의 조화로 이해하는 그대로다.

이재언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