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환율 장중 1350원 등락 거듭
美 호황속 ‘킹달러’ 이어지면
1360원대까지 고환율 전망도

원·달러 환율이 29일 오전 장중 1350원대로 올라서며 사흘 연속 연고점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나 홀로 호황’으로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낸 영향이다. 고금리에도 견조한 경제 환경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것도 주요 변수다. 구조적인 ‘강달러’ 국면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5원 오른 1349.7원에 개장한 뒤 1348.1∼1351.1원에서 등락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가파른 속도로 오르는 중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27일 1348.7원에 마감하며 지난 1월 17일 연고점 기록(1344.2원)을 깼다. 미국 2월 물가 지표가 발표된 이달 중순(1310.3원) 대비 30원 이상 올랐다. 장중 기준으로는 27일(1349.3원)과 28일(1353.0원) 이틀 연속으로 연고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까지 오른 건 지난해 11월 1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미국 경제가 시장 예상보다 더 호조를 보이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 3.4%로, 고금리 장기화에 주요국 성장률이 짓눌린 것과 비교해보면 ‘초호황’이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2.1%로 높이기도 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최근 연내 3회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지만, 뜨거운 경기에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더뎌지면 인하 횟수가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올해도 구조적인 ‘킹달러’ 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금리가 천천히 떨어지면서 하반기에도 원·달러 환율이 많이 내려가지는 못할 것”이라며 연중 환율 하단을 1300원으로 전망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배당금 해외 송금 등 수급 요인이 작용하며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1360원 부근에서 지지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증시는 탄탄한 경제 지표에 힘입어 강세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39807.37과 5254.35에 거래를 마치며 나란히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가 장중 8만2300원까지 오르면서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