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은 잠정적인 최대수”
여당서도 타협 요구 목소리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 협의체에 ‘의대 증원 2000명’ 의제를 넣을지를 두고 간격을 좁히지 못하자 증원 규모에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학계와 정치권의 중재안이 속속 나오고 있어 꽉 막힌 의·정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0개 국·공립대학 교수로 구성된 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 공동회장단(상임회장 김정구 부산대 교수회장)은 29일 긴급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 규모인 2000명을 ‘잠정적 최대수’로 정하고 교육 현장의 준비 상황에 따라 조정 가능함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잠정 유예한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방침에 대해서도 전면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의대 정원을 500∼1000명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기 어려운 입장을 거두고 정부의 대화 제의에 호응해달라”고 했다. 비의료인인 교수 단체가 의·정 간 갈등 중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정부가 의료계와 협의체를 만들어 객관적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의대 증원 적정 범위를 다시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당에서도 4·10 총선을 12일 앞두고 의·정 갈등의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전투표 전까지 의·정 갈등 매듭을 지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이 문제가 최대한 빨리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5대 병원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의료개혁에 대해 의견을 듣고 협조를 요청한다.

김규태·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