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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주총…방경만 새 대표 선임

후보 몰아주는 집중투표제 영향
방경만號 영업익 회복 등 과제

KT&G 차기 대표 후보로 내정됐던 방경만 수석 부사장이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로 선임됐다. 하지만 사외이사에는 방 대표 선임을 반대해온 행동주의펀드가 지지한 후보가 선정돼 이들 펀드의 직간접적인 경영개입이 가능해졌다. 선임 이사 수만큼 배정된 복수의 표를 한 후보에게 몰아주는 ‘집중투표제’ 도입으로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재계의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KT&G는 이날 오전 대전 대덕구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혔던 이사 2명 선임안과 관련해선 KT&G 이사회가 추천한 방 대표가 1위, 최대 주주인 IBK기업은행이 추천하고 행동주의펀드가 지지한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위로 각각 이사로 선임됐다.

이 같은 결과는 사내·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후보자 중 상위 득표자 두 명을 선임하는 집중투표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들은 1주당 2표를 행사할 수 있는데, 지지하는 후보 1명에게 2표를 몰아줄 수 있다. 이에 따라 방 대표 선임에 반대하며 사 측과 다른 노선을 걸었던 기업은행과 행동주의펀드가 경영에 개입할 길이 열렸다.

방 대표는 앞서 차기 대표 후보로 확정되자 “더욱 진취적으로 혁신을 주도하고 미래 성장기회를 선점해 KT&G가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 1998년 KT&G(당시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입사해 글로벌본부장, 사업부문장 겸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두루 지냈다.

방 신임 대표의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흡연 인구도 감소세를 보이는 만큼 실적 반등을 위해선 시장 잠재력이 높은 유럽과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KT&G는 오는 2027년까지 글로벌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방 대표는 과거 글로벌본부장 재임 시 해외진출 국가를 40여 개국에서 100여 개국으로 확대하는 등 해외사업에서 주로 성과를 거뒀다”며 “KT&G의 성장이 전적으로 해외시장에 달린 만큼 어떤 새로운 전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최준영·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