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결혼했습니다 - 엄장호(32), 이은미(여·31) 부부

저(은미)는 다른 장소에서 같은 시간 같은 영화를 보며 같은 브랜드 맥주를 마신 우연으로 신랑을 만나게 됐습니다. 20대 때 취미 생활로 자전거를 탔어요. SNS에서도 자전거 관련 사진을 많이 찾아봤어요. 남편도 그렇게 알게 됐어요. 남편의 SNS는 온통 자전거 사진으로 가득 채워졌죠.

하루는 남편에게 사진 속 장소가 어디냐고 물어봤어요. 남편이 다음에 자전거를 같이 타면 알려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낯을 가리는 편이라 “그래요”라고만 대답하고 어물쩍 넘어갔어요. 그러다 저 혼자 집에서 ‘Now You See Me’라는 영화를 본 날이었어요. 마시고 있는 맥주와 보고 있는 영화를 찍어 SNS에 올렸죠. 제 게시물을 보고 남편이 바로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자신도 지금 같은 영화, 같은 브랜드 맥주를 마시고 있다면서요. 그때 참 신기했어요. 돌이켜보면 그날 우연이 저희를 맺어준 것 같아요.

이 우연을 계기로 남편과 약속을 잡고 처음 만났어요. 사실 당시에는 남편을 친한 오빠 정도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남편을 만나기로 한 날 저녁에 소개팅도 잡았어요. 남편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죠. 그날 남편을 만난 뒤 저는 소개팅 장소로 갔어요. 그런데…. 소개팅이 정말 최악이었어요. 기분이 안 좋아서 그냥 집에 가기 싫더라고요. 남편에게 연락했고, 다시 만났어요.

이후 남편을 만났는데, 이제 이성적인 호감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같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데, 온 신경이 남편에게 가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남편도 저와 다르지 않았나 봐요. 그날 저녁 남편이 전화로 “내 여자친구가 돼줄래?”라고 닭살 돋는 고백을 했어요. 몇 초 고민하는 척하다 “좋아”라고 답하면서 저희의 연애가 시작됐어요.

2022년 3월 저희는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됐어요. 결혼 후 주변 사람들이 제게 “행복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해요. 정말 그래요. 소소한 것에도 행복을 느끼고, 그 순간을 남편과 나누고 있어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