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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국회 세종 이전’으로 이슈 시프팅… ‘의사 파업 중재’와 쌍끌이 프레임

  • 입력 2024-03-2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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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준의 Deep Read - 총선 변수

한동훈, 민주당 우세 국면 속 ‘국회 이전’ 강수… 한강벨트·충청 민심 흡수로 총선 반전 노려
막판 ‘투표율·중도층’ 변화 이끌 메타 변수로… 醫-政 갈등 중재 ‘한동훈식 6·29 선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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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판세를 놓고 최근 국민의힘은 82석, 더불어민주당은 110곳의 우세를 각각 점쳤다. 물론 여전히 최종적 결과를 예단하긴 이르다. 흐름상 민주당에 다소 우세한 국면으로 가는 형국이지만 아직 남은 기간에 선거판이 언제든지 요동칠 수 있다.

선거 막판의 변수로는 투표율, 부동층과 중도층의 향배, 그리고 결정적 실언·실수 등이 꼽힌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기자회견에서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 공약을 내놨다. 이는 의료계 파업의 향배와 함께 막판 변수들에 영향을 미쳐 총선 판도를 뒤흔들 ‘메타 변수’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투표율

투표율은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투표율이 60%를 넘으면 민주당에, 55% 미만이면 국민의힘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다. 중요한 건 어느 계층이 투표장에 더 몰리느냐이다. 여론조사상 나타난 유권자의 단순 지지층 규모보다 어느 계층의 투표 참여 의지가 더 강한지가 중요하다.

일례로 A 후보가 모든 여론조사에서 B 후보보다 앞서도 선거에서는 패할 수 있다. 단순 지지 규모는 A가 앞서지만 실제 투표장에 간 유권자 중 B 지지자가 더 많을 때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보수 성향의 60대 이상 유권자와 진보 성향의 4050 세대 중 누가 더 절박하게 투표장으로 가느냐가 관건이다.

선거인 구성비와 투표자 구성비의 변화도 중요하다. 4년 전 21대 총선 때 선거인 구성비는 20대(15.3%)와 30대(15.9%)가 31.2%, 40대(18.8%)와 50대(19.5%)가 38.3%, 60대(14.8%)와 70대 이상(13.1%)이 27.9%였다. 그러나 투표자 구성비는 2030이 27.1%로 4.1%포인트 떨어졌고, 4050은 38.9%로 거의 그대로, 6070이 31.5%로 3.6%포인트 늘었다. 보수층이 많은 고령층의 투표자 비중이 증가한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투표율과 연계된 최대 관심사는 조국혁신당의 출현과 상승세일 것으로 보인다. 조국 당의 출현으로 정권 심판론이 불붙고 민주당 내 공천 갈등에 등 돌리던 야권 지지층이 투표장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조국혁신당은 물론 민주당의 승리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런데 통상 좋아하는 정당에는 투표하지만 혐오하는 정당에도 투표한다는 보장은 없다. 조국혁신당 주요 구성원들의 도덕성 논란이 본격화되면 공정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20대 젊은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가서 ‘조국 응징 투표’에 참여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어느 정당이 자신의 지지층을 투표장에 나오도록 만드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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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층·중도층

두 번째 변수는 부동층의 향배. 통상 선거일까지 정당 지지도와 투표 의향은 계속 바뀐다. 한국정치학회가 21대 총선 후 실시한 면접 여론조사 결과, 부동층은 투표 결정 시점에 대해 ‘투표 1주 전’ 19.6%, ‘투표 1∼3일 전’ 9.4%, ‘투표 당일’ 13.3%라고 응답했다. 투표일 1주일 전까지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 유권자가 5명 중 2명꼴인 셈이다.

이들은 주로 은폐형 부동층으로 불리는 ‘샤이’ 층이다. 올 초부터 3월 초까지 이어진 한동훈 효과로 샤이 보수가 줄어들었는데 그 이후 이종섭·황상무·의료계 파업·대파 등 ‘이·황·의·파’ 4대 이슈로 정권 심판론이 재부상하면서 샤이 보수는 다시 늘어났다.

중도의 선택도 중요한 변수다. 선거에선 ‘중도 선점의 법칙’이란 게 있다. 지지층을 강화하는 집토끼 전략만 택한 정당은 실패하고, 중도 외연을 확장하는 산토끼 전략을 구사한 정당은 승리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경제민주화와 맞춤형 복지’ 등 진보 어젠다를 내놓아 외연을 확장했다. 새누리당은 과반(152석)의 승리를 기록했다.

한국의 중도층은 약 40%에 이른다. 한국갤럽 최근 조사를 보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에서 부정(66%)이 긍정(26%)을 압도하고,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34%)이 국민의힘(23%)을 앞서고, 정부견제론(58%)이 정부지원론(26%)보다 월등히 높다. 진보 쪽에 기운 중도가 더 많은 것이다.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여기에도 숨은 그림이 있다. 중도층은 어느 정당이 더 변화와 쇄신을 추구하는지, 어디가 더 도덕적인지를 기준으로 투표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갤럽의 정당 이미지 조사를 보면 ‘변화 쇄신 노력’에서 여당(25%)이 민주당(21%)보다 앞서고, ‘공정사회 노력’에서도 여당(25%)이 민주당(23%)보다 다소 앞섰다.

◇국회 이전과 의대 증원

최근 여권 내에서는 한동훈 위원장의 한계효용체감론이 나왔다. 한 사람을 원 톱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세우고 ‘운동권 심판론’에만 매달리는 것이 초래하는 한계를 지적한 것이었다. 네거티브 전략을 벗어나 포지티브 프레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도 강하게 분출됐다.

한 위원장이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 중재역을 자처하고 나선 데 이어 27일 전격적으로 ‘국회 세종시 이전’ 공약을 내놓은 것은 그런 면에서 새로운 차원의 이슈 파이팅을 시작한 것으로 이해된다.

한 위원장의 국회 세종시 이전 공약은 ①이슈를 선점해 기존 지지층의 투표율을 높이고 ②‘세종 행정·정치수도’와 ‘서울 금융·문화수도’ 비전으로 한강벨트·충청권의 부동층을 흡수하며 ③불리한 의제들로부터 탈출해 중도층에 다가가는 ‘이슈 시프팅’을 시도한 것이다.

특히 최근 여권의 선거판 악재로 작용했던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 국민 대다수는 증원에는 찬성하면서도 파업 장기화에는 피로감을 느꼈다. 이런 가운데 한 위원장이 국회 세종시 이전과 의·정 갈등 중재라는 쌍끌이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총선 판세의 반전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앞으로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을 감수하고라도 의사 출신인 안철수 의원이나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등과 함께 의대 정원에 대한 특단의 해법을 제시하는 전략적 충돌을 감행할 필요가 있다. ‘의대 증원 규모 원점 재검토’라는 ‘한동훈식 6·29 선언’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윤 대통령의 전략적 양보를 이끌고 잃어버린 ‘한동훈의 시간’을 되찾으면 판세가 변화할 수도 있다.

◇승부수

총선 결과는 남은 선거 기간 동안 변수를 어떻게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지에 따라 달라진다. 지지층의 투표율을 높이고, 부동층의 동의를 만들어내고,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는 쪽이 승리할 것이다.

배재대 석좌교수, 전 한국선거학회 회장


■ 용어 설명

‘국회 세종시 이전’은 국회를 본청을 포함해 완전히 세종시로 옮기겠다는 것. 이는 2021년 9월 국회법 개정안 통과로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기로 한 것을 한 차원 뛰어넘는 내용.

‘한동훈식 6·29선언’은 집권당의 판단과 결정을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것. 여권 내에서는 ‘의대 증원 규모 원점 재검토’ 등을 내걸고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을 중재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옴.


■ 세줄 요약

막판 변수 : 총선은 현재 민주당에 다소 우세한 국면으로 가고 있지만 남은 기간에 선거판이 언제든지 요동칠 수 있어. 전통적으로 막판 변수로는 투표율, 부동층과 중도층의 향배, 그리고 결정적 실언·실수 등이 꼽힘.

국회 세종 이전 : 한동훈이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을 공약한 것은 새로운 차원의 이슈 파이팅 및 이슈 시프팅을 시작한 것. 이는 의료계 파업의 향배와 함께 막판 변수들에 영향을 미치는 ‘메타 변수’로 작용할 것.

승부수 : 한동훈이 의대 정원에 대한 특단의 해법을 제시하는 전략적 충돌을 감행할 필요 있어. ‘의대 증원 규모 원점 재검토’라는 ‘한동훈식 6·29 선언’으로 윤 대통령의 전략적 양보를 이끌어내면 판세 바뀔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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