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손흥민(오른쪽)이 26일 밤(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4차전에서 후반 9분 골을 넣은 후 이강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손 - 이, 월드컵 예선 태국戰서 합작골… 3-0 승 이끌어

아시안컵 갈등 날린 환상호흡
손 “5000만 국민의 모범돼야
강인이는 더 멋진 선수 될 것”

U-23 우승시킨 황선홍 감독
대표팀 정식 감독 후보 가능성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의 충돌을 날려버릴 만큼 맹활약했다. 둘은 뛰어난 호흡으로 득점과 대승을 합작, 5000여만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임시 선장’ 황선홍 감독은 A매치 데뷔승에 이어 원격으로 지휘한 23세 이하(U-23) 대표팀에서도 친선대회 우승을 따내며 최고의 리더로 우뚝 섰다.

한국은 26일 밤(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4차전에서 태국을 3-0으로 눌렀다. 손흥민과 이재성(마인츠), 박진섭(전북 현대)이 1골씩을 터트렸다. 한국은 3승 1무(승점 10)로 선두를 굳건히 했다. 중국이 2승 1무 1패(승점 7)로 2위, 태국이 1승 1무 2패(승점 4)로 3위, 싱가포르가 1무 3패(승점 1)로 4위다. 한국은 남은 2경기에서 한 차례 무승부만 기록해도 3차예선에 오른다. 2차예선에선 조 1∼2위가 3차예선에 진출한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합작골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1-0으로 앞선 후반 9분 이강인이 중원에서 전방으로 패스를 뿌렸고, 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이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돌파한 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은 곧바로 손흥민에게 달려갔고, 둘은 환하게 웃으며 포옹으로 기쁨을 나눴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지난달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충돌했다가 화해했으나 이번 경기에서 골을 합작하며 진정한 화합의 상징이 됐다. 손흥민은 “(이강인을) 오랜만에 안아봤는데 너무 귀엽고,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면서 “강인 선수가 더 멋진 선수가 될 거라 분명히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축구를 하다 보면 서로 너무 승리욕이 강하고, 원하고 요구하는 게 있다 보니 다툼이 있을 수 있다”며 “모든 사람이 강인 선수의 행동 하나하나를 다 지켜본다. 5000만 국민의 모범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행동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은 3월 A매치 2연전을 무난하게 끝냈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로 어느 때보다 어수선했지만 황 감독은 대표팀을 빠르게 추스르고 2경기에서 1승 1무를 챙기며 나아갔다. 황 감독은 특히 A대표팀과 U-23 대표팀 사령탑을 겸직해 우려를 낳았으나 A매치 데뷔승에 이어 27일 오전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 우승으로 걱정을 말끔하게 지웠다. U-23 대표팀은 황 감독 없이 진행한 이날 결승에서 호주와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황 감독의 시선은 이제 2024 파리올림픽으로 향한다. 다음 달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한 AFC U-23 아시안컵에서 톱3에 포함되면 본선행 티켓을 따낼 수 있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황 감독은 파리올림픽 본선까지 진출하면 차기 A대표팀 사령탑 선임 작업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6월 A매치 이전에 정식 사령탑을 선임할 계획인데, 대표팀을 ‘원팀’으로 만든 황 감독을 후보에서 굳이 뺄 이유는 없어 보인다. 황 감독은 “선수들의 의지가 없었다면 어려웠다.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컸다”면서 “이제 고생하는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에게 돌아가고 싶다. 잘 준비해서 올림픽 예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