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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1.9조·카카오 1.2조 투입
올해도 연매출 5분의1 규모 투자
AI 경쟁 속 주도권 잡기 안간힘

정부차원 보조금은 수년째 전무
일각 “빅테크 지원 강화를” 주장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공룡 빅테크 간의 인공지능(AI) 주도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토종 빅테크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연구·개발(R&D)을 통한 성장 정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두 회사의 연간 R&D 투자 규모 합계가 지난해 3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회사는 올해에도 매출의 약 5분의 1을 쏟아부으며 역대 최대 규모의 R&D 투자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AI 등 미래 혁신 기술이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 빅테크의 자발적 R&D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도 절실하다는 지적 역시 나오고 있다.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두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과 카카오의 R&D 투자액은 각각 1조9926억3600만 원과 1조2235억8900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10.1%, 19.8% 늘어난 것으로 이를 합치면 3조2162억2500만 원에 달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기업별 매출 대비 R&D 비용을 보면 네이버가 20.6%, 카카오는 16.2%에 달했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7년째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투입하고 있다. 네이버의 R&D 규모는 2020년(1조3321억 원)과 견주면 지난해까지 49.6% 늘었다. 올해도 양 사는 R&D 비용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AI와 헬스케어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R&D 조직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기준 네이버 앱 개발, 테크 플랫폼, 검색 사내독립기업(CIC), 커머스 플랫폼 개발 등 12개 분야로 R&D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의 경우 대표 직속으로 기술, 인프라, 카카오톡, 다음CIC 등 6개 부문 아래 12개 실을 두고 R&D 조직을 운영 중이다.

네이버 R&D에 대한 정부보조금은 2016년부터 8년째 ‘0원’으로 공시되고 있다. 카카오는 이에 대해 공시하지 않았지만 역시 정부보조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양 사가 정부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국책 연구 과제를 수행하기보다 더 큰 미래를 내다보고 선제적이며 장기적 과제의 R&D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경철 고영테크놀러지 전무(전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AI 대책 자문위원)는 이에 대해 “국가 R&D 예산이 정부 출연 연구소와 대학, 스타트업 위주로 책정돼 있다”며 “국가와 기업들이 힘을 합쳐 해외 빅테크 공격에 대한 방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