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접은 손흥민 “너무 큰 사랑 받아… 머리 박고 하겠다”

이미지 크게보기 손흥민이 21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태국전을 1-1 무승부로 마친 후 팬들의 응원에 박수로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월드컵 예선 태국戰 선제골
A매치 통산 45골 역대 3위
“더 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것”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축구대표팀 은퇴에 관한 생각을 접었다. 손흥민은 6만4912명의 관중 앞에서 선제 득점하고도 승리를 놓쳤지만 대표팀 일원으로서 앞으로도 계속 정진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손흥민은 21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차전을 마친 후 은퇴와 관련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는 “저한테 대표팀이라는 자리는 단 한 번도 당연시된 적이 없다”면서 “개인적인 생각만 했다면 그만할 것 같았다. 진짜 거의 뭐 그런(은퇴) 심경이 코앞까지 왔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그러나 팬들의 지지로 마음을 돌렸다. 그는 “이만큼의 사랑을 받는 축구 선수는 사실 드물다고 생각한다. 약속을 꼭 지키고 싶고, 제가 앞으로 이런 약한 생각을 다시는 안 할 수 있도록 조금 더 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제가 도움이 되는 한, 또 우리 대표팀이 저를 필요로 하는 한 (김)민재가 얘기했듯이 대가리(머리)를 박고 하겠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7일 요르단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패배한 직후 은퇴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당시 그는 “내가 앞으로 대표팀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충돌이 드러났다.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과 더불어 동료와 갈등으로 손흥민이 여러모로 힘들어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손흥민은 대표팀 선배, 동료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는 “정말 질문을 많이 하고 조언을 구했다. 그런 것들이 아직 어린 저에게 분명히 도움이 많이 됐다”면서 “(박)지성이 형도 계시고, (기)성용이 형도 계시고 많은 선배가 도움을 줬다. (차)두리 선생님과도 얘기를 많이 나눴다.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21일 태국전에서 전반 42분 이재성(마인츠)의 패스를 받아 골망을 갈랐다. A매치 통산 124번째 경기에서 45호 득점. 손흥민은 한국 역대 A매치 최다 출전 공동 5위이고, 최다 득점 3위다. 차범근과 홍명보의 최다 출전 1위(136경기), 차범근의 최다 득점 1위(58골) 기록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한국은 그러나 손흥민의 선제골에도 안방에서 승리를 놓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한국은 101위 태국과 1-1로 비겼다. 황선홍 대표팀 임시 감독은 “이걸로 다 끝난 게 아니다. 실망스럽긴 하지만 잘 극복하고 원정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22일 출국, 26일 태국 방콕에서 태국과 아시아 2차예선 원정경기를 치른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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