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압류 기로’ 21일 미국 뉴욕의 대표적 쇼핑거리 5번가에 위치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 타워 정문 앞에서 한 경비원이 근무를 서고 있다. AFP 연합뉴스

■ 공탁금 납부 기한 나흘 앞

증시 상장된 기업인수목적회사
트루스소셜 모기업 인수 표결
통과땐 트럼프 지분 35억달러
4.5억달러 공탁금 마련 돌파구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자산 부풀리기 사기 혐의 재판 항소 진행을 위한 4억5400만 달러(약 6044억 원) 공탁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지분 60%를 보유한 SNS 트루스소셜 상장이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나흘 앞으로 다가온 공탁금 마감일에 맞춰 뉴욕검찰은 뉴욕 부동산에 이어 골프장·사유지까지 압류준비에 나섰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디지털월드애퀴지션’(DWAC)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트루스소셜의 모기업 ‘트럼프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TMTG)을 인수하기 위해 22일 주주표결을 진행한다. DWAC는 이미 뉴욕증시에 상장된 만큼 인수안이 통과되면 TMTG는 이르면 25일부터 주식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이 소식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DWAC 주가는 20일 하루에만 18% 급등해 주당 약 43달러를 기록했다. 현 주가가 유지되면 트루스소셜 기업가치는 60억 달러에 이르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분가치는 3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분 담보대출 등을 통해 공탁금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졌다. 다만 트루스소셜이 2021년 설립 후 수천만 달러 손실을 기록 중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주식 흐름을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산압류 준비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탁금 지급 시한인 25일까지 공탁금을 내지 않으면 부동산 등 자산을 압류할 수 있다. 검찰은 지난 6일 채권자가 자산압류를 위한 선제조처로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 골프장·사유지가 있는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4억6400만 달러 벌금을 부과한 판결문을 제출했다. 트럼프타워와 월스트리트 40번가 빌딩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동산 다수가 있는 뉴욕시에는 이미 판결문이 제출된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광적 트럼프 혐오자 민주당원 레티샤 제임스(뉴욕주 검찰총장)가 뉴욕에 있는 내 부동산을 압류하려 한다. 여기에는 상징적인 트럼프타워도 있다”며 “선거운동 방해를 위해 내 현금에 더러운 손을 대면 내가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성 추문 입막음 관련 혐의로 기소한 뉴욕 맨해튼지검의 앨빈 브래그 검사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예정대로 4월 15일에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캠프와 리더십팩(PAC·정치활동위원회) ‘세이브 아메리카’가 2월 한 달간 후원금 2030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1400만 달러)에 비해 늘었지만 같은 기간 5300만 달러를 모금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