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젠슨 황, 삼성 HBM3E에 자필로 ‘승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HBM3E에 친필로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고 적은 사인. 황 CEO는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기대가 크다”고 밝힌 바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 SNS 캡처

■ 인텔에 195억 달러 ‘역대 최대’

미국 내 투자 경쟁 유도했지만
삼성·TSMC 60억달러선 전망
SK는 아직 보조금 신청 못 해
일부는 경쟁 밀려 못 받을 수도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 역대 최대 규모인 195억 달러(약 26조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의 반도체법이 ‘자국 기업 밀어주기’로 귀결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초격차 경쟁력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도 조만간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인텔에 비하면 보조금 지급 시기도 뒤처지고 규모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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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인텔 오코티요 캠퍼스에서 “나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2030년 전까지 (미국은)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생산하는 궤도에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텔은 최대 85억 달러(11조4000억 원)의 보조금에 더해 반도체법에 따라 110억 달러(14조8000억 원) 규모의 대출 지원도 받게 된다. 반도체법에 따른 자금 지원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4번째지만, 인텔이 받는 지원 규모는 압도적이다. 지금까지는 미국 기업 글로벌파운드리스가 받는 15억 달러가 최대 규모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우리는 첨단 반도체를 발명했지만, 우리의 (첨단 반도체) 생산량은 0%로, 업계 전반의 첨단 반도체 제조는 거의 아시아로 이전했다”면서 “우리는 40년 만에 첨단 반도체 제조가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2022년 반도체 생산 보조금으로 총 390억 달러(52조3000억 원), 연구개발(R&D) 지원금으로 132억 달러(18조 원)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70조7000억 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반도체법을 제정한 바 있다. 미국은 삼성전자와 TSMC 등에도 통 큰 보조금 지급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투자 및 생산 확대 경쟁을 유도했다. 외신 및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TSMC가 각각 60억·50억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인텔이 받는 지원의 3분의 1,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인텔에 보조금이 대폭 쏠리면서 보조금을 신청하더라도 지급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TSMC 등 첨단 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가까운 기업에 보조금을 찔끔 주고 자국 기업인 인텔·마이크론에는 퍼주겠다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응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공장 부지 위치 등을 검토 중이라 아직 미국 정부에 보조금 신청을 하지 못한 상태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