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내 전기용품 안전인증을 받은 형광등용 안정기와 받지 않은 안정기 비교 사진. 부산세관 제공

기존 안전인증 받은 모델 번호 등록 수법으로 3년 넘게 63억 원어치 수입
사고 위험 우려에도 단가 싸 차익 얻을 목적으로 국내 유통

부산=이승륜 기자



전기용품 안전 인증을 받지 않은 형광등용 안정기 200만 점을 부정하게 국내에 들여온 수입·유통업자가 관세 당국에 적발됐다. 안정기는 형광등에서 지나치게 많은 전류가 흐르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로, 미인증된 제품이 국내 유통돼 사용될 경우 자칫 화재 감전 등의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

부산세관은 전기용품 안정인증을 받지 않은 형광등용 안정기 200만 점, 시가 63억 원 상당을 부정 수입해 국내에 유통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A사와 이 회사 대표 B(50대) 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A사는 보호회로를 미부착해 국내 기관의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안정기를 2020년 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중국에서 국내로 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전기생활용품안전법에 따라 형광등 안정기 등 안전인증 대상 전기용품은 모델별로 안전인증기관의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에 한해 수입이 가능한데, A사는 기존에 인증 받은 다른 모델 제품의 인증번호를 수입 신고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세관 측은 안전인증기관에 적발된 미인증 제품의 검사를 의뢰해 해당 제품이 기존 인증 제품과 같지 않고 형광램프 비정상 작동 시 안정기 손상 방지를 위해 작동하는 보호회로가 부착돼 있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안전인증기관 측은 "전류를 일정하게 공급해 형광등의 안정적 발광을 유도하는 안정기에 보호회로가 없으면 형광램프 비정상 작동 시 높은 전압을 견디지 못해 쉽게 손상되고 자칫 화재·감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소견을 전했다. 그런데도 업체 측은 정상제품보다 단가가 싼 보호회로 미부착 안정기를 되팔아 이윤을 남길 목적으로 국내로 수입해 유통한 것이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적발한 제품의 회수·폐기를 담당 시도에 요청하고, 한국제품안전관리원에 A사의 전기생활용품안전법 위반을 통보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미인증 전기용품과 생활용품이 불법 수입·유통되는 일이 없도록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