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교육감 러닝메이트제’ 시동… 전국 확산되나

道·교육청 협의뒤 구체안 확정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에 반영
이르면 5월말 22대 국회 제출

“교육의 정치적 중립 훼손 우려”
“교육감 선거 관심 높일것” 팽팽

춘천=이성현·광주=김대우·대구=박천학 기자, 전국종합

지난 2007년 주민직선제 도입 이후 후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뽑는다며 ‘깜깜이 선거’ 지적을 받아온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도지사와 도교육감을 한팀으로 묶어 뽑는 ‘러닝메이트제’가 강원도에서 전국 최초로 추진된다. 교육감 주민직선제가 지방교육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도 주도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및 미래산업 글로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강원특별법)’ 개정을 통해 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일부 보수 성향의 교육감도 러닝메이트제 도입 필요성에 공감을 보내고 있어 러닝메이트제 전국 확산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6일 강원도와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가 추진하는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에 도지사·도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도입을 반영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식은 양 기관 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인데 △지사 후보가 교육감 후보를 지명한 뒤 지사 선거만 치르는 안 △지사 후보와 교육감 후보가 동반 입후보하는 안 등이 거론된다. 도와 도교육청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담긴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을 5월 말 개원하는 22대 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러닝메이트제는 도에서 먼저 제안을 했고 도교육청이 이에 동의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평소 교육감 선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는데 적절한 시점에 도에서 러닝메이트제 도입을 제안해 이를 수용하게 됐다”면서 “교육 정책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서 추진해야 할 사안이 많은데 그동안 도지사와 정치적 성향이 다르면 갈등이 발생해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밝혔다. 다른 시도교육감들은 러닝메이트제가 교육 행정의 정치 예속을 부추길 수 있다며 대체로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보수 성향 교육감은 제도 보완을 전제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공론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러닝메이트제로의 변경은 지방교육자치의 핵심인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제도 보완을 전제로 러닝메이트제에 찬성했다. 강 교육감은 “러닝메이트제는 교육감 선거에 대한 부족한 관심을 끌어낼 수 있고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한 개인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러닝메이트제 도입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자치도인 강원도와 달리 다른 시도교육감 선출방식 변경은 법 개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편 지난해 11월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발표한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에는 러닝메이트제 도입 추진 방안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