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중심가에서 대테러훈련 중인 육군 특수전사령부 백호부대 장병들.육군 제공

육군, 여의도에서 대테러 훈련…김명수 합참의장 현장 지도
테러 신고 들어오자 16개 부대, 9개 기관 협조체계 가동

"테러범 2명이 총기를 난사하며 여의도 방송국 내부로 침입. 군·경은 즉각 출동하라!"

서울 한복판, 여의도 상공에 정체불명의 드론이 식별되고, 테러범의 방송국 침입으로 인질극이 벌어지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육군 제52보병사단은 2024년 ‘FS/TIGER(자유의 방패／타이거)’ 한미연합연습 연일환으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유관기관과 함께 국가중요시설 합동 테러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FS/TIGER’는 자유의 방패(FS) 연합연습 기간 중 실시하는 육군 통제 야외기동훈련으로, 육군의 브랜드 ‘아미타이거(Army TIGER)’와 연계해 육군의 상징인 ‘호랑이’와 같은 빠르고 강력한 전투력 발휘의 의지를 담아 명칭을 정했다. 이번 훈련에는 52사단, 1방공여단, 1경비단과 특수전사령부 백호부대, 영등포경찰서 및 소방서를 비롯해 16개 부대, 9개 기관 360여명이 참가했다.

이번 훈련은 국가 중요시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중 복합테러 상황을 상정해 △1부 지하공동구 테러 용의자 침투 및 폭발 △2부 미상 드론에 의한 방송국 테러 시도 △3부 방송국 내부 인질극 등의 상황을 부여해 진행됐다.

1부 훈련은 테러 용의자가 여의도 인근 지하공동구로 진입했다는 신고로 시작됐다. 신고를 접수한 군·경은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수색작전에 돌입했고, 52사단은 기동대대를 지하공동구로 진입시켜 테러 용의자를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원인 미상 폭발이 발생하자 영등포경찰서는 지역 주민과 차량에 대한 안전통제를 실시했으며, 영등포소방서는 화재를 진압하고 환자들을 응급치료 후 후송했다. 동시에 영등포구청은 재난 상황을 주민들에게 공지하고 작전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테러 용의자 제압이 완료되자 52사단은 위험폭발물개척팀(EHCT)과 화생방신속대응팀(CRRT), 정보분석조를 투입해 추가적인 위협과 대공혐의점을 판단했다. 또한 한국전력과 남부수도사업소 복구팀도 투입돼 파괴된 기반시설을 긴급복구했다.

2부 훈련은 여의도 일대 상공에서 미상 드론이 식별되며 시작됐다. 군은 대공방어를 담당하는 30㎜ 차륜형 대공포 ‘천호’와 드론 재밍 조치팀을 투입해 미상 드론을 무력화했다. 이어 드론 조종자로 추정되는 테러범 2명이 총기를 난사하며 혼란을 틈타 여의도의 방송국 내부로 침입했고, 52사단은 병력과 장갑차를 투입해 방송국 일대에 봉쇄선을 점령했다.

3부 훈련은 방송국 내부로 침투한 테러범이 시민들을 인질로 삼고 군·경 병력 철수와 탈주 차량을 요구하는 상황이 부여됐다. 이에 수도방위사령부 대테러 협상반이 긴급 투입됐고, 테러범들과의 협상 결렬을 대비해 저격수를 포함한 군·경 병력이 건물을 봉쇄했다.

테러범에 대한 강제진압이 결정되자 대테러 특수임무단은 공중과 지상으로 나뉘어 진입을 시도했다. 공중팀은 UH-60 헬기를 이용해 패스트로프로 건물 옥상으로 진입했고, 지상팀은 테러범이 봉쇄한 중앙현관 입구를 폭파하고 신속히 진입 테러범 전원을 사살했다.

곧이어 영등포구 지역합동정보조사팀이 현장 상황평가 후, 서울시 합동정보조사팀의 투입을 요청하면서 국가중요시설 합동 테러대응 훈련은 종료됐다.

훈련에 참가한 안규선 52사단 독수리여단장은 "이번 훈련을 통해 유관기관들과의 협력체계를 한층 더 견고히 구축할 수 있었다"라며 "훈련 내용을 철저히 분석하고 보완해 대테러 대응능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52사단은 훈련 결과를 분석해 미흡사항을 보완하고, 유관기관과의 공조체계를 강화하는 등 민·관·군·경 합동 테러 대응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