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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허선주(35), 이소미(여·29) 부부

저(소미)와 남편은 ‘웃는 얼굴’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2017년 대학 동기가 남편을 소개해줬습니다. 그 동기는 제게 소개할 사람이 저와 웃는 모습이 닮았다며 자리를 마련했어요. 소개팅 당일 남편은 군 복무 시절과 태권도 선수 시절 이야기를 했어요. 별로였을 거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재미있었어요. 나중에 남편에게 들은 건데 첫 만남에 그런 대화만 해서 망했다고 생각했대요.

무뚝뚝해 보이는 외적인 이미지와 달리, 다정한 남편 모습이 좋았어요. 애교도 많고요. 남편은 자신과 반대되는 제 모습에 끌렸대요. 남편은 어릴 때부터 운동을 했어요. 첫 만남 당시 책을 들고 갔는데, 남편은 그 모습에 반했대요. 또 웃는 모습이 정말 닮아서 그런 건지, 남편은 사소한 것에도 웃음을 보이는 제 모습에 끌렸다고 합니다. 소개팅 이후 연락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했어요.

6년 연애하고, 지난해 6월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됐어요. 결혼식을 치르기 직전 해, 남편이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어했어요. 십자인대를 다치며, 수술해야 해 일을 쉬게 됐거든요. 남편은 어릴 때부터 경제활동을 해서 그때처럼 길게 쉰 적이 없었대요. 쉬면서도 불안해했죠. 그래서 제가 남편에게 “여태 그리 달렸으니, 이제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라고 말해줬어요. 또 거동이 불편한 남편을 위해 반찬도 만들어주고, 빨래나 설거지 등을 도와줬어요. 남편은 그때 저한테 정말 많이 고마웠대요.

나태주 시인의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라는 시에 ‘힘들고 지치고 고달픈 날들 ／ 여행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구나’라는 구절이 있어요. 결혼 후 제 일상이 그래요.

갑자기 해 뜨는 게 보고 싶어서 부랴부랴 짐을 싸 강릉 해변에 간 적이 있어요. 도착해 의자를 펴고 바닷가에 앉아 시간을 보냈죠. 둘이 처음 해본 일탈이기도 해요. 검은 하늘이 밝아오며 해가 바다에 비치는 모습을 보면서 결심했죠. “우리, 지구여행 즐겁게 하자.”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