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3월 주총시즌 앞두고
8개 금융지주사와 16개 은행에
‘지배구조 모범관행’ 제출 요구
‘짬짜미 이사회’ 인적쇄신 나서

공기업·민영화 기업부터 개선

오는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정부가 금융회사와 공기업 등을 대상으로 이사회 구조 개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8개 은행 지주사의 사외이사 68%가 내달 임기가 끝나는 만큼, 금융당국이 그동안 ‘짬짜미·거수기’ 논란을 불러 왔던 사외이사 인적 쇄신에 메스를 들이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성공을 위해서는 이사회 구조 선진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금융사와 공기업·민영화 기업이 먼저 ‘롤모델’을 만들면 민간 기업으로까지 파급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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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8개 은행 지주사(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DGB·JB)와 1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NH농협·씨티·대구·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토스·케이뱅크·카카오뱅크)에 오는 3월 중순까지 ‘은행 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BEST PRACTICE)’ 로드맵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당초 이달 29일까지 제출하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은행권의 요청을 받아들여 제출 시기를 다소 미뤄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연말 CEO 선임과 경영승계절차 및 이사회의 운영 체계 개선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모범관행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금융권에선 지난해 금융지주 회장 교체로 장기집권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만큼, 금융당국이 올해부터는 ‘지배구조 선진화’ 목표를 위해 이사회 개편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부는 8대 은행 지주 소속 사외이사 57명 중 39명의 임기가 3월 종료되는 만큼 이번 주총 시즌이 이사회 인적 쇄신을 추진할 수 있는 최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민영화된 공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나선다. 정부는 장기적으로는 상법 개정을 추진하되, 먼저 이들 회사의 이사회 인적구성부터 쇄신한다는 계획이다.

박정경·신병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