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됐음에도 ‘한도제한계좌’에 막혀 이체나 출금을 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늘자 은행권에 ‘특별거래한도’ 등을 부여하는 조치를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청년도약계좌 연계가입자와 금융권과의 대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은행별 청년도약계좌 연계가입 계좌를 최초로 개설한 청년 6명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부행장이 참석해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청년희망적금 만기수령금을 한도제한계좌에 수령해 타행 입출금계좌로 예치할 때, 관련 계좌가 보이스피싱 등에 이용되는 특이한 정황이 없는 한 특별거래한도 등을 부여해 이체를 용이하게 해 달라고 각 은행에 당부했다.

한도제한계좌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과 인터넷·모바일뱅킹 이체 한도를 하루 30만 원으로 제한하고 있어 청년층 사이에서 청년희망적금 만기수령금을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타지 못하는 등 불편이 제기됐다. 한도계좌를 해제하려면 재직증명서 등 금융거래 목적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청년층은 학생이거나 취업준비생이라 재직증명서를 제출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 영업점에서는 한도계좌 해제를 위해 신용카드 개설을 유도하는 등의 이른바 ‘꺾기’까지 나왔다. 이에 김 부위원장은 “각종 증빙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운영한다거나 다른 금융상품 가입을 의무화하는 사례가 없도록 주의하라”고 언급했다. 금융위는 청년도약계좌의 수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은행권의 중도해지이율 개선 및 청년도약계좌 연계상품 출시를 조속히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