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환 통일부 장관 특보 제언

북한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이 평화통일 노선을 포기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해 ‘배신자’ 프레임의 심리전을 펴야 한다고 23일 제언했다. 남북 대화에서 북한 실상 고발과 적극적 변화 유도로 바뀌고 있는 통일부 기조가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고 특보는 서울 중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에서 민주평통 국제협력분과위원회 주최로 열린 북한의 대남기구 폐지 관련 긴급포럼 발표문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 주민을 향해 “김정은이 조부 김일성의 조국통일 3대 원칙, 부친 김정일의 조국통일 3대 헌장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은 배신행위를 벌이고 있는, 선대들을 배신한 배신자란 프레임의 대북 심리전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특보는 “북한 주민들은 6·25전쟁 때부터 지금까지 통일을 위해 개인을 희생하라는 당과 지도자의 말을 따르며 고생의 길을 걸어왔다”며 “이제 와서 김정은이 자주·평화 통일을 반대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는 신속하게 새로운 통일 비전을 완성해 한국이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의 등대’ ‘미래의 땅’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선 남한 내 북한 동조세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남광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노선 변화는 윤미향 무소속 의원 (주최 토론회)의 공개적 언급에서처럼 남한 내 북한의 무력통일 동조세력으로도 나타나고 있다”며 “연방제 통일을 위한 남한 사회 내부의 기층은 이미 확보돼 있다”고 지적했다. 손기웅 한국평화협력연구원장은 “국회의원과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모든 후보자는 등록 시에 자유민주적 평화통일 서약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