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뉴질랜드 대표로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티모시 최가 조별리그가 진행 중인 벡스코 특설경기장에서 활짝 웃고 있다.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출전
17세 한국계 티모시 최

뉴질랜드선 탁구 비인기 종목
아버지 지원에 韓 오가며 훈련
“경험 쌓고 단점 보완한 기회
다음 목표는 오세아니아 1위”

부산=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뉴질랜드 1위지만 3연패… 한국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것만으로도 큰 기회를 얻은 것 같아요.”

17세 뉴질랜드 탁구 남자 국가대표 티모시 최(한국명 최준혁)는 최근 어느 때보다 값진 경험을 쌓고 있다. 지난 16일 개막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한 수 위의 강자들, 그리고 성인들과의 경기로 자신의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부산 벡스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와 3조 조별예선까지 3연패를 당한 탓에 뉴질랜드의 탈락이 임박했으나, 경기 후 만난 티모시 최는 활짝 웃고 있었다.

2007년생인 티모시 최는 “부산세계선수권에 출전한 것만으로도 큰 기회를 얻은 것 같다”면서 “잘하는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서 내 단점을 확실히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긴장을 하면 자주 실수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무래도 경험 부족 때문인 것 같다. 부산세계선수권에서 정말 좋은 것을 얻어간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티모시 최는 한국계 뉴질랜드인이다. 아버지 최윤철 씨가 2002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났고, 2007년 티모시 최가 태어났다. 티모시 최는 8세 때 탁구에 입문했는데, 대학 시절 탁구 동아리 활동을 했던 아버지의 지원으로 뉴질랜드에서 비인기 종목인 탁구에 열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거의 매년 겨울마다 아버지와 한국을 오가며 대전 동산중·고등학교에서 훈련했다.

티모시 최는 빠르게 성장했다. 국제탁구연맹(ITTF)에 따르면 티모시 최는 유스랭킹에서 뉴질랜드 전체 1위다. 성인까지 범위를 넓히면 4위다. 하지만 세계랭킹 235위, 그리고 부산세계선수권에서 1승도 따지 못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는 “뉴질랜드에선 탁구가 유명하지 않아서 국제대회 출전 기회가 많이 없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경기마다 지고 있지만 엄청 재밌고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모시 최는 롤 모델로 탁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마룽(중국)을 꼽았다. 마룽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남자단식 2연패를 달성한 인물.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5개,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13개를 차지한 레전드다. 티모시 최는 “마룽처럼 실수 없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꿈이다. 탁구를 잘하고 인성이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다음 목표는 오세아니아 1위다. 오세아니아 1위로 세계선수권에 다시 출전해서 지금보다 더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