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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에 찍힌 다정한 장면 등이 근거
"합의 성관계" 택시기사 주장 인정


CCTV에 찍힌 택시기사 A(42) 씨와 승객 B(여·35) 씨는 택시에서 내려 손을 잡고 걸었다. 빌라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B 씨가 A 씨에게 안긴 모습이 포착됐다. 둘은 B 씨의 집에서 성관계를 가졌고 B 씨는 A 씨를 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두 사람은 2022년 7월 30일 새벽 경기 구리시의 한 도로에서 처음 만났다. A 씨는 술에 취한 B 씨를 자신의 택시에 태웠다. 이후에는 둘의 진술이 엇갈린다. B 씨는 "A 씨에게 카드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제도 하지 않고 저를 집에 데려다준다고 했다"면서 "결국 원치 않는 상황에서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B 씨는 "성행위를 시도할 때 분명 남자친구가 있기 때문에 안 된다고 말했음에도 강행했다"면서 "만취 상태인 저를 의도적으로 해할 생각이었던 것 같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러나 A 씨는 "B 씨가 술을 마시자고 해서 집에 따라갔고 대화를 나누다가 합의 하에 성관계했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결국 A 씨는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B 씨를 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박옥희)는 강간 혐의로 기소된 남성 A 씨에게 17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B 씨가 아닌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두 사람의 성관계에 강제성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택시에서 내려 손을 잡고 걷는 장면이 찍힌 CCTV 등을 근거로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 또 택시 안에서는 B 씨가 A 씨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듯한 말을 한 것으로 봤다. B 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못하다는 점도 무죄 판단의 근거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성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전혀 없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은 범죄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