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의 장비 담당 김철수 코치가 19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의 캘거리올림픽오벌에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경기를 앞두고 안현준의 날을 점검하고 있다.

加 캘거리 세계선수권에 참가
경기전날 평균 2~3개 날 갈고
단체전 땐 4개 이상의 날 만져
“100분의 1초 승부, 날이 좌우”

캘거리=글·사진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아직 멀었어요? 김철수 코치님?”

쓱싹쓱싹. 18일 밤(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리고 있는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 종목별 세계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 참가 중인 한국 대표팀 공식 숙소. 김철수 대표팀 장비 담당 코치는 자신의 방에서 한 선수의 날을 공들여 갈고 있었다. 스케이트 날에 손을 댄 지 벌써 30분이 지났지만, 김 코치는 “조금만 더…”를 연신 외쳤다.

똑똑.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김 코치님, 이제 밥 먹으러 가야죠.” 김민선의 스케이트 날 점검을 모두 마쳤다는 김명석 코치였다. “어디 보자, 이거 꽤 걸리겠네. 제가 기다릴게요.” 결국, 김철수 코치는 날을 간 지 1시간이 넘어서야 일을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캘거리 세계선수권에 총 11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날을 직접 가는 선수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코치의 몫. 대표팀 코치들은 경기 전날엔 평균 2∼3개 이상의 날을 갈고, 팀 추월과 팀 스프린트 등 단체전이 있을 때는 하루 4개 이상의 날을 만진다. 김철수 코치는 “대회마다 경기가 끝나는 시간이 다르다. 저녁 늦게까지 경기를 치르는 대회에선 날을 갈다, 보통 새벽 2∼3시에나 잠을 이룰 수 있다”고 귀띔했다.

날 갈기는 세심한 작업. 선수 특징을 고려해 모두 다르게 손질한다. 대표팀에 장비 전담 코치를 따로 두는 자체가 스케이트 날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선수에 따라서는 왼발과 오른발 스케이트 날의 각도까지 다르게 맞춰야 한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세심한 손끝을 거쳐야만 경기용 날이 완성된다. 여기에 선수의 신체적 조건과 기술 스타일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성적을 올렸으면 하는 바람 때문. 빙상 종목에서 스케이트 날과 성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특히, 100분의 1초 차로 승부가 갈리는 경기에서 ‘날 갈기’는 경기력을 좌우하는 키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