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세리(오른쪽)와 찰리 신 퍼 힐스 대표가 19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LPGA투어 대회 개최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박세리와 찰리 신 공동대표가 대회 개최 협약을 약속하는 문서에 서명한 뒤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 바즈인터내셔널 제공

"이 대회가 출전하는 선수의 꿈과 희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대회를 개최하는 한국 여자골프의 선구자 박세리가 자신의 선수 경험을 살려 최고의 대회를 개최하겠다는 부푼 꿈을 드러냈다.

박세리는 19일 낮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LPGA투어 퍼 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엔 박세리와 함께 퍼 힐스의 찰리 신 공동대표가 참석했다. 퍼 힐스의 브라이언 구(한국명 구본웅) 의장은 화상으로 연결했다. 브라이언 구 의장은 고(故) 구자홍 전 LG전자 회장의 아들이다.

박세리가 LPGA투어 대회를 개최한다는 사실은 지난해 처음 국내에 알려졌다. LPGA투어가 2024년 일정을 발표하며 박세리의 이름을 내건 대회가 구체적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지난달 미국 실리콘 밸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투자회사인 퍼 힐스가 이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다는 점과 대회 규모, 총상금 등이 공개됐다. 특히 박세리는 역대 한국 선수 최초로 LPGA투어 대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었다. 선수 출신이 LPGA투어 주최자로 나서는 것은 올해 박세리 외에도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재미교포 미셸 위 웨스트가 있다.

퍼 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은 지난해까지 디오 임플란트 LA오픈이라는 이름으로 열렸고 총상금도 175만 달러였다. 하지만 박세리가 대회 주최를 맡으며 대회 이름이 바뀐 것은 물론, 총상금도 200만 달러로 향상됐다. LPGA투어도 과거 성공적인 활약으로 세계화를 이끌었던 박세리의 이름을 내건 대회 신설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다는 후문이다.

박세리는 "내 이름을 내건 대회를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하게 돼 기대도, 부담도 크다"면서 "이 대회가 참가하는 선수에게 꿈과 희망이 되길 바란다. 앞으로 더 좋은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단단하게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선수가 가장 만족하는 대회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그린 박세리는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해가 갈 때마다 더 좋은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골프 대중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144명이 출전하는 이 대회는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김효주와 최혜진, 전인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신지애 등 25명 내외의 한국 선수를 비롯해 미국, 뉴질랜드, 캐나다, 일본, 중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출전 선수를 불러모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박세리는 "어떤 선수가 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보다 꿈을 이루고자 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대회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 대회 참가의 문은 활짝 열렸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는 기다리는 것보다 잡기 위해 직접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쉽지 않을 수 있어도 도전해야 꿈도 가질 수 있다. 나라는 사람이 성장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워 또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많은 후배의 해외 진출을 위한 역할을 자처했다.

퍼 힐스의 찰리 신 대표는 "퍼 힐스는 실리콘 밸리, 중동 왕족 등 다양한 국가의 성공한 리더가 주주로 있는 회사로 창립한 지 6개월 됐다. 실리콘 밸리와 중동, 한국 등 다양한 경제권을 하나로 묶어 효과적인 투자 플랫폼을 제공한다"면서 "골프대회가 단순히 스포츠의 경쟁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 산업의 접목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다. 이 대회가 상징적인 시작점이 될 것이다. 박 감독님이 그만하자고 할 때까지 대회를 후원하겠다"고 말했다.

오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