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몽규(오른쪽)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의 능력과 태도가 국민의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임원 회의에서 어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받아 의견을 모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아시안컵에서 열렬한 응원을 주신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염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종합적인 책임은 저와 협회에 있다. 원인에 대한 평가를 자세히 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자문기구인 전력강화위원회는 전날 감독 교체를 건의했고, 축구협회는 이날 임원회의에서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결정한 후 통보했다. 대표팀은 1∼2월 진행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우승후보로 꼽혔으나 계속된 졸전 끝에 4강에서 탈락했다. 그 중심엔 클린스만 감독이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적 역량 부족으로 최고의 선수들로도 아쉬운 경기력과 결과를 남겼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말 부임한 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능력과 태도가 국민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 개선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사령탑 교체를 결정했다”며 “대표팀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축구협회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꾸려갈 수 있도록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바로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임 감독에 대해선 아직 논의 중이다. 정 회장은 “차기 감독에 대해선 국적 등에 대해 상의한 바 없다”며 “새롭게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을 선임한 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개입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부인했다. 그는 “여러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때와 같은 프로세스로 진행했다”며 “벤투 감독의 경우엔 1순위, 2순위 후보가 답을 미루고 거부한 뒤 후순위 후보로 이어져 결정됐다”고 강조했다. 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할 땐 61명에서 23명으로 후보군을 좁히고,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이 5명을 최종적으로 정한 뒤 인터뷰하고 우선순위 1∼2위를 인터뷰한 뒤 최종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고 덧붙였다.

허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