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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사전 규제 보류, 정공법으로 독과점 횡포 막으라

  • 입력 2024-02-0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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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플랫폼의 독과점 횡포를 사전 규제하려던 플랫폼경쟁촉진법안에 급제동이 걸렸다. 성장을 막는다는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의 반발에다 미국과의 통상 마찰 우려까지 빚어진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법안을 사실상 원점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는 핵심인 시장 지배적 플랫폼 사전 지정에 대해 “대안이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것이지 폐기가 아니다”고 주장했지만, 발표 시기를 특정하지 못해 법안은 일단 무산되는 분위기다.

공정위는 거대 포털 등 대형 플랫폼의 끼워팔기·자사우대·타사 플랫폼 이용 제한(멀티호밍 제한)·최혜 대우 등 4대 횡포를 막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법안을 추진해왔다. 법안을 설 연휴 전에 공표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전면 재검토로 후퇴했다. 그동안에도 관심인 사전 규제 기준을 일절 안 밝혀 ‘깜깜이 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주한미국상공회의소에 이어 미국 상공회의소가 차별적 규제를 금지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소지가 있다며 반대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관련 부처와 이견도 있었다고 한다. 졸속 입법 지적이 나오는 이유들이다.

대형 플랫폼의 독과점 횡포는 당연히 해소돼야 한다. 그러나 규제 대상은 부당행위·갑질 문제이지, 플랫폼 자체가 아니다. 매출 등 외형을 기준으로 사전 규제하는 것은 한참 더 커야 할 국내 미래산업의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성장에 상한을 설정해 성장을 기피하게 만드는 피터팬 증후군을 확산시키는 셈이 된다. 윤석열 정부의 미래산업 생태계 육성과도 배치된다. 쿠팡처럼 외형이 커져도 이익을 못 내 고심하는 유망 플랫폼도 많다. 규제는 정공법으로 해야 뒤탈이 없다. 내부 고발이나 책임 감면을 조건으로 한 자진신고제(리니언시)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유럽이 디지털시장법을 만든 것은 대형 플랫폼을 못 키운 나머지 구글 애플 등 미국 업체를 견제하려는 의도다. 탁상행정 규제로 미래산업의 싹을 자르는 잘못을 범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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