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분양 26% 수준인 868실
전국 물량도 6907실로 ‘급감’

올해 서울 오피스텔 분양 물량이 1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비(非)아파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소형 주거시설로 꼽히던 오피스텔이지만 주택 수 포함으로 인한 세 부담, 아파트값 하락에 따른 경쟁력 저하 등으로 인기가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오피스텔 공급 가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어, 부동산 업계 일각에서는 희소가치 상승에 따른 시장 회복을 점치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오피스텔은 모두 6907실로 집계됐다. 지난해 분양 실적의 약 42% 수준에 그친다. 2006년(2913실), 2007년(5059실), 2009년(5768실)을 제외하면 매년 1만 실 이상 공급돼 온 것과 비교해 물량이 급감했다.

특히 서울은 올해 공급 계획 물량이 868실에 불과하다. 서울에서 연간 1000실 미만으로 공급되는 것은 역대 최저였던 2007년 832실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분양 물량은 지난해와 비교해도 약 26% 수준에 불과하다.

아직 연초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계획 물량이 추가될 수 있겠지만, 공급이 많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부동산 업계 분석이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의 권일 리서치팀장은 “공사비가 크게 오른 데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막히면서 신규 공급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오피스텔 공급은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공급이 귀해지면서 오피스텔의 희소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오피스텔의 주 수요층인 1인 가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1인 가구 비율은 2018년 12월 36.7%에서 지난해 12월엔 41.5%로 높아졌다. 이에 더해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에 따라, 올해 1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준공되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신축 주택은 취득세와 양도세·종부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한시적 조치이고 소형 면적으로 한정돼 있어 규제 완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많지만, 꽁꽁 얼어붙은 오피스텔 시장 분위기를 다소나마 녹일 수 있으리라는 낙관적 전망도 없지 않다. 권 팀장은 “전반적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수급 불균형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쪽에선 인구 감소를 우려하기도 하지만, 1인 가구 비중은 오히려 커지고 있어 오피스텔 수요는 늘어날 요인도 있다”고 분석했다. 권 팀장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더 몰릴 수 있는 환경의 오피스텔을 선별해서 접근해야 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