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86그룹 특권의식 길들어… 정치 교체에 국가생존 달려”

■ 출마 선언한 윤희숙 전 의원

“서울 중·성동갑 택한 것은
‘강북 시대’ 열어가기 위함”

윤희숙(사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2대 총선에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내 ‘86 운동권’의 대표 주자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빅매치가 성사될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윤 전 의원은 “86 운동권은 선전·선동 방식의 정치와 특권 의식에 길들어 우리가 직면한 시대적인 과제에 둔감한 정치 세력”이라며 “정치 교체는 국가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운동권 청산’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치 교체의 구호 안에 86 그룹의 문제가 들어가 있는 것”이라며 “그게 전부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선거 전략을 굉장히 협소화하는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냈다.

윤 전 의원은 29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치 교체를 말하려면 86 운동권의 어떤 점이 문제인지를 짚어야 한다”며 “(사람 간의) 적대감을 자극하면서 사회 통합을 이뤄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중요한 결정도 내릴 수 없는 정치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에 시대적인 과제를 우리가 제대로 수행 못 해서 나라가 쇠락의 길로 들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28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선을 ‘생각의 전쟁’이라고 표현했던 윤 전 의원은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과 비전으로 진검 승부를 펼치는 것이 선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이) 우리 시대에 어떤 도전이 놓여 있는지, 지난 정부에서 나라 운영을 맡았던 86 운동권이 우리가 직면한 주요 과제에 부응할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고 정치 교체를 해야 하는 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의원은 ‘강남’과 ‘강북’, ‘서울’과 ‘비서울’ 등으로 나뉘는 ‘대립 구조’가 국민에게 패배감을 안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수도권 전략으로 “국민의힘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의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강북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초 서울 서초갑에서 처음 정치를 시작했던 윤 전 의원이 다시 한 번 정치를 도전하는 지역을 중·성동갑으로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윤 전 의원은 중·성동갑에 대해 “사회 통합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는 시대에 변화와 희망을 상징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윤 전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 출범 이후 당·대통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현상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당이 민심에 부응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어야 한다”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정부가 원활한 소통을 통해 국민에게 믿음을 보여주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