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법정 내부에 설치된 법원 상징물. 연합뉴스 자료 사진

제주지법, 징역 8개월 선고 후 법정 구속…“군 기강 현저하게 문란하게 해”


함정에서 근무하던 장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해군 부사관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이 부사관은 구속을 피하기 위해 공탁금을 제시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 진재경)는 25일 오전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40대)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제주 해군 소속 부사관인 A 씨는 지난 2022년 12월 13일 술을 마신 상태에서 정박 중인 함정에 들어가 위관급 장교 B 씨를 수차례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범행 당시 B 씨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함정 내 기관실로 끌고 간 뒤 가까이 다가가 “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법정에 서고 나서야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A 씨는 이날 선고를 마친 뒤 “피해자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2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A 씨)은 40대 후반 남성 부사관인데, 20대 중반 피해자를 함정 내에서 추행했다”며 “군 경력은 피고인이 훨씬 길지라도 피해자는 엄연한 상관이다. 피해자가 앞으로 지휘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겠느냐”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또 “범행 자체도 크지만, 집단 생활과 상명하복이 엄격한 군대에서 장교를 추행하는 것은 군대 기강을 현저하게 문란하게 하는 행위”라며 “피고인이 선고 직전 상당한 금액의 공탁금을 제시했으나 피해자가 갑작스런 공탁금에 대해 불쾌하다며 거절 의사를 표시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등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노기섭 기자